솔그림대가 2

주왕산 가실

주왕산 가실 백운 김대현 시흥이 일면 필자는 맑은 물에 붓을 담구고 화선지를 편다 늘 그랬듯 가슴 속 깊숙이 열 오르며 흥이 꿈틀꿈틀거리면 뇌리속에 시어들이 하나 둘 부딪치며 여울속으로 빠져든다 얼음속 여울에서 열기를 식히며 시어들이 질서를 찾아들면 버들강아지 반기는 개울가로 콸콸하게 기운생동 일으키며 펼쳐진 화선지위로 슬그머니 붓대롱에 먹물 묻히며 조준한다 뉘가 뮈라하든 꿋꿋하게 상청을 즐기는 친구를 불러놓으면 옛이야기속으로 빠져들고 은근히 주왕산 가실로 가자하며 기암의 일곱 괴석봉우리를 아느냐며 슥삭슥삭 붓대롱 흥겹다 정리된 시흥이 붓대롱끝을 통해 화선위에 오롯이 수놓여지고 진다홍 루즈 바른 암수도장은 저절로 흥에 못이겨 자리잡으면 한판 춤사위 끝이나고 주왕산 가실 단풍놀이 속으로 빠져든다 작품사이즈..

만고상청

만고상청 백운 김대현 긴가지 축축 늘어뜨리고 지나가는 나그네 불러놓고 그늘 만들어 주며 솔바람 부쳐면서 잠시 쉬어가라하며 너럭방석 내어주면 과객들은 봇짐풀고 이야기판 벌린다 내가 성삼문선생의 이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하니 초장을 읊어주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제 독야청청 하리로다 과객이 받아 읊는다 이황선생의 청산은 어찌하여 만고에 푸르르며 하고 읊으니 유수는 어찌하여 주야에 그치지 아니하는고 과객이 읊으니 우리도 그치지마라 만고상청 하리라 종장을 잘도받아 읊는다 독야청청 만고상청 인간들은 곧잘 나를 가지고 잘들 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은 참으로 한심하다 아니할 수가 없다 그들은 대개 말로만 내뱉길 좋아하지만 나는 만고 상청이로다 작품사이즈 29,8cm x 21cm 오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