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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화동원(書畵同源)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백운선사 김대현 2010. 7. 20. 06:34

「서화동원」즉 글씨와 그림이 근원을 같이한다는 것은 서화를 하는 이들이 늘 논의하고 언급하는 문제의 하나이다. 원대의 서화가 조맹부는 일찌기《수석소림도(秀石疏林圖)》1권 상의 스스로 적은 시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돌은 비백과 같고 나무는 대전과 같으며, 대를 그리려면 八法에 통달해야 한다. 만약 이렇게 할 수 있는 이가 있다면 바야흐로 서화가 본래 근본이 같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시는 생동감있게「서화동원」의 이론을 잘 천명하고 있다.「서화본래동」이란 의미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모두 알다시피 한자는 상형으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고문자를 처음엔「상형문자」라고 불렀다. 이러한 상형문자의「형(形)」은 사실상 일종의 그림이다.

나무에다 눈금을 새겨 사실을 기록하던 시기의 약간의 부호는 물론 옛날 사람들이 그린 사람의 얼굴ㆍ물고기ㆍ사슴 등의 도안도 실제로는 모두가 간단한 선으로 눈에 띄는 사물을 묘사해 내어 하나하나의 사실적인 그림을 완성한 것이다. 후에 사회가 끊임없이 진보함에 따라 한자는 이러한 그림으로부터 변천하여 간소하게 되었다.

서예와 동양화는 언제나 그 고유의「선(線)」에 의지하여 각자의 특색을 표현한다. 동양화가 후대에 와서 비록 많은 방법 예컨대 선염법ㆍ몰골법등이 생겨났지만 주요한 것은 여전히「선」으로써 개성을 표현한다는 점이니 역대로「선」에 있어서 근원과 운명을 같이함은 서화일체의 유일한 요소이다.

서화가 선에 근원을 같이 하기 때문에 용필을 얘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앙소(仰韶)문화의 도기의 부호와 회화의 선은 모두 붓같은 것으로 쓰거나 그린 것이다. 그 후 서화가 발전함에 따라 붓의 사용은 날로 무르익게 되었다. 선인들이 내놓은「골법용필」(骨法用筆)ㆍ「옥루흔」(屋漏痕)ㆍ「추획사」(錐劃沙)ㆍ「절차고」(折?股)등등의 필법은 모든 서화에 적용이되며, 최초로「화성(畵聖)」으로 칭해졌고 후세의 조종이 되었던 고ㆍ육ㆍ장ㆍ오의 용필도 역시 초서ㆍ전서을 본받아 기운이 질주하듯 하고, 어떤 때는 해서ㆍ예서를 모방하여 정신을 집중하여 천천히 나아가기도 한다. 장언원은《논고육장오용필(論顧陸張吳用筆)》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고개지(顧愷之)의 필적은 팽팽하고 굳세며 길게 잇달아 끊어지지 않고, 끝없이 순환하며 기상이 높고, 운치와 격조가 초탈한 듯 하명서 수월하고, 바람같이 신속하고 번개같이 빠르며, 뜻이 붓에 앞서고, 그림은 끝났으나 뜻은 남아 있어서 신기가 온전하다.

옛날 장지가 최원ㆍ두도의 초서법을 배워서 그것을 변화시켜 금초(今草)의 형세를 이루었으니 일필에완성되어 기맥이 통하고 연결되어 행간에 단절됨이 없었다. 오직 왕자경만이 그 깊은 취지를 밝혀서 행 첫머리의 글자가 왕왕 그 앞의 행을 이었으니 세상에서는 그것을 곧 일필서라 일컬었다.

그 이후 육탐미도 일필화를 그려 필이 서로 잇닿아 끊어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서화의 용필법이 같음을 알 수 있다. 육탐미의 그림은 정밀하고 예리하며 윤이 나고 아름다우며 신기롭고 오묘해서 명성이 송대에 높았는데 당시 겨룰 사람이 없었다.

장승요는 점을 찍고 끌고 찍고 떨치고 하는 것을 위부인의「필진도」에 의해 한 전 한 획을 각각의 다른 기술로 해서 끝이 갈고리같이 굽은 창이나 예리한 칼들이 빽빽하게 늘어선 것 같이 하였으니 또한 서화의 용필이 같은 것임을 알 수 있다. 당대 오도현은 고금의 독보적인 존재로 장욱에게서 필법을 전수받았으니, 이 또한 서화의 용필이 같은 것임을 알 수 있다.」

반천수성생도「사의」를 중대하게 여기는 수묵화를 그리는 것은 서예가가 큰 초서를 쓰는 것과 같아서 붓을 조금 높게 잡고 운필할 때 팔을 들고서 온 몸의 힘ㆍ팔뚝의 힘ㆍ손목의 힘을 이용해야 비로소 사의의 기세를 얻어서 물체의 형태를 잘 표현할 수가 있다. 그리고 가는 필획의 그림을 그릴 때의 집필과 운필은 작은 해서를 쓰는 것과 대략 같다」고 하였으며, 또한「서예와 회화의 원리ㆍ원칙은 모두 같다.」고 하였다.

이상의 얘기에서 용필은 글씨를 쓸 때나 그림을 그릴 때나 공통적인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으니 서화동원의 또 다른 하나의 요소이다.

다음으로, 용묵과 장법도 서화 예술에서는 그 근원과 운명을 같이 한다.

용묵에 관해 말하자면, 서예에서 용묵은 용필보다 어려운 것으로 동양화도 마찬가지다. 서화는 모두 필묵의 기교를 통해 흥취와 풍모를 추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 공통점은 붓으로써 기세를 취하고 묵으로써 운치를 취해서 풍모를 애써 얻는 것이니 농담이 알맞고 흑백이 서로 어울리며 건습을 서로 드러낼 수 있다면 정신은 완전하고 기운은 충족하여 정기가 높이 드날릴 것이다.

장법에 대해 말하자면, 서예는「결체포국(結體布局)」을 중시여기고 동양화에서는「치진포세(置陳布勢)」를 중시여기는데, 이 두가지의 뜻은 서로 같은 것이다. 예술에 있어서는「소(疏)ㆍ밀(密)ㆍ허(虛)ㆍ실(實)」을 중시하니, 배합하여 처리하는 가운데 주객ㆍ허실ㆍ소밀ㆍ고저상하ㆍ종횡곡절이 있어서 참으로 훌륭한 경지에 도달 하도록 하는 것이다.

결록적으로 말해서 서예와 회화는 서로 영향을 주고 상호 장단점을 취사선택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며 발전하였던 것이다.

출처 : 허 수 아 비
글쓴이 : 허수아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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