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文學流談

선시를 찾아서- 3

백운선사 김대현 2010. 9. 7. 00:28

 선시를 찾아서-  3

 

 k-art 

石泉煎茶석천전다
(돌샘물로 차 끓이다)

 

天光如水水如烟 천광여수수여연   
此地來遊已半年 차지래유이반년
良夜幾同明月臥 양야기동명월와   
淸江今對白鷗眠 청강금대백구면
嫌猜元不留心內 혐시원부유심내   
毁譽何會到耳邊 훼예하회도이변
袖裏尙餘驚雷笑 수리상여경뢰소  
倚雲更試杜陵泉 의운갱시두릉천


하늘빛은 물과 같고 물은 연기 같구나
이곳에 와서 머문 지가 벌써 반년이라네
명월을 벗삼아 즐거운 밤 얼마이던가
푸른 강 바라보며 이제 백구와 잠이 드네
남을 시기하는 것은 머물 마음자락에 없나니
좋다 싫다고 하는 말이 어찌 귓가에 맴돌 거냐
소매 속에는 여전히 경뢰소가 남아 있으니
구름에 기대어 다시 두릉천으로 차를 끓이네

 

 

이 시는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 - 1866) 의 시로서 그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다도(茶道)의 중흥조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동다송> <다신전> 같은 차에 관한 명저를 엮어 우리 고유의 차 문화의 역사와 우수성을 재조명ㆍ재정립한 큰 공로자이며,‘다성(茶聖)’이라고 일컫는다 하지만 초의선사는 단순히 차 문화에 관해서만 큰 업적을 남긴 분은 아니다. 그는 조선왕조 말기인 19세기에 한국 선종사를 크게 빛낸 대선사였고, 그는 특별히 선에만 치우치지 아니하고 선교겸수(禪敎兼修)를 주장하였다. 어느 날 한 스님이 찾아와 묻기를 “스님은 선에만 전념하십니까?”하니 스님이 대답하되“근기가 약하면 선에만 전념하거나 교에만 전념하는 자가 허물이 없을 수 없으며 선만을 고집하는 자 또한 모두 도를 얻는 것이 아니니라.”고 하였다. 시ㆍ서ㆍ화에도 ‘삼절’로 불릴 만큼 뛰어난 예술가였으며, 이와 같이 선과 교가 둘이 아니며, 차와 선이 둘이 아니고, 시와 선이 둘이 아닌 삶을 살다간 선사의 제법불이(諸法不二)사상을 엿볼 수 있다

 

구름에 기대어 두릉천 샘물로 다시 차를 끓인다 "그의 시는 맑고 고상하며 담박하고 우아하여 속된 기운이 없다. 눈이 오는 새벽이나 달이 뜬 밤마다 시를 읊으며 흥을 견디곤 하였다. 향기가 일어나고 차가 한창 끓으면 거닐면서 흥이 내키는 대로 간다." 허유 소치선생의 말처럼 읽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준다.

 

 

두릉천(杜陵泉)

 

                                                           백운 김대현

 

대륜산 구비마다 경뇌소 향내인가
명월도 선사 같고 구름도 달빛 같네
하늘이 물빛이런가 물빛이 선사런가

 

푸른 강 물결 위에 기러기 벗을 삼아
속세이든 세속이던 싫다마다 아니하고
귓가에 들리는 소리 두릉 샘물 초의로다
 

※ 경뇌소: 조선후기에 유행한 차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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