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탄주지어 呑舟之魚

백운선사 김대현 2020. 3. 21. 10:48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탄주지어 呑舟之魚

 

삼킬 탄배 주어조사 지고기 어

 

배를 삼킬 만큼 큰 물고기라는 뜻으로 걸출한 인물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 성어는 열자(列子)의 양주편(楊朱篇) 장자(莊子)의 잡편(雜篇)등에 나오지만 우리 동국 청구에서 사용한 용례를 동문선권지일백구(東文選卷之一百九)에 임춘(林椿)[고려 의종-명종대 문인]선생의 복원도리에 제사 지내는 글 문장을 찾아서 일부 구절을 소개해 본다

 

有際天之濤 乃可容呑舟之魚

유제천지도 내가용탄주지어

有扶搖之風 乃可負垂雲之翼

유부요지풍 내가부수운지익

况乎負擔如來之法印 豈在尋常之瑣力

황호부담여래지법인 기재심상지쇄력

 

하늘에 닿을만한 물결이 있어야 배를 삼킬 수 있는 물고기를 수용할 수 있으며

부요(扶搖)(붕새가 일으키는)의 큰 회오리바람이 있어야만 이에 구름 같은 날개를 떠오르게 할 수 있을 터인데

하물며 여래(如來)의 법인(法印)을 짊어진다는 것이 어찌 그리 심상한 작은 힘으로 될 수 있는가

 

탄주지어는 배를 삼킬 만큼 큰 물고기라는 말로 군자를 가리키는데 학문을 두루두루 폭 넓게 익히라는 소리이다

동문선에 언급된 내용은 탄주지어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군자가 되는 것이 평범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경계와 주위 환경과 모든 것이 합하여 만들어져 가는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는 듯하다

 

아마 여기에 언급된 위인은 이런 경지를 극복하고 큰 인물 스님이 된 분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두루두루 폭 넓게 학습하고 그것을 밑바탕으로 사람답게 사람으로 살아 갈 때 그것이 요즈음 원하는 진정한 군자가 아닐까 탄주지어의 물고기를 생각하며 휘호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