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노우지독 老牛舐犢

백운선사 김대현 2020. 3. 24. 10:20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노우지독 老牛舐犢

   

늙을 노소 우핥을 지송아지 독

 

늙은 소가 송아지를 핥는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애틋한 사랑을 비유하는 말

 

노우지독은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성어이나 고려사절요권지삼십일(高麗史節要卷之三十一)신우 5(1379) 고려 우왕(禑王)때의 기록 중에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今人有十金之産 尙欲傳之子孫 無所墜失

금인유십금지산 상욕전지자손 무소추실

况一國乎 况老牛䑛犢之情乎

황일국호 황로우독지정호

妾臨表涕泣 不知所云

첩림표체읍 불지소운

 

지금 사람이 10금의 재산만 지녀도 오히려 자손에게 물려주어 손실됨이 없게 하려하는 바

하물며 한 나라이온데 하물며 늙은 소가 송아지를 핥는 애틋함이 정이겠습니까

첩은 표를 올림에 임하여 눈물을 흘리며 어떻게 해야 할 바를 알지 못 합니다

 

심산유곡 깊은 산골짜기에서 자란 필자는 어린 시절 초등학교 방과 후에 소 몰고 들로 산으로 소꼴 먹이러 이 산 저산을 많이도 헤매였었다

그 때에 어미 소가 새끼 송아지를 낳으면 필자는 참으로 난처해서 어쩔 줄 몰라 할 때 금방 태어난 어린 송아지를 혀로 정성을 다해 깨끗하게 핥아주면서 필자를 보고 걱정마라며 미소 짓던 그 어미 소의 모습이 이 성어를 접하니 지금도 눈앞에 선연하게 머문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부모의 입장이 되면 자식에게 쏟는 사랑은 매한가지라

 

자식의 잘잘못을 부모에게 탓하면 그 부모는 노우지독처럼 애틋한 사랑으로 기르다보니 생긴 불찰이라고 자기를 책망해 돌라며 목 조아려 용서를 비는 모습은 시대와 인간을 초탈하여 삼라만상의 현상이리라

 

우리 모든 자식들이 두루두루 모두 다 잘 되기를 바라며 노우지독하는 애틋한 마음으로 붓을 들고 휘호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