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방통주달 旁通周達

백운선사 김대현 2020. 5. 27. 10:32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방통주달 旁通周達

두루 방통할 통두루 주통달할 달

 

두루 넓게 통하고 두루 널리 통달하다

두루 널리 분명하고 자세하게 알고 두루 넓게 깨닫다라는 의미이다

 

조선시대 강원도관찰사 형조참판 대사헌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이신 한강 정구(寒岡 鄭逑)(1543~1620)선생의 시문집 한강선생속집권지일 론(寒岡先生續集卷之一 論)에 소가 헐떡거리는 이유를 묻는(問牛喘)편에서 발췌하여 소개한다

 

上佐天子 下率百官 상좌천자 하솔백관

允釐庶績 協和萬邦 윤리서적 협화만방

光被四表 黎民於變 광피사표 려민어변

使祥風和氣 藹然於宇宙之間 사상풍화기 애연어우주지간

旁通周達 浸潤浹洽 然後 방통주달 침윤협흡 연후

寒暑時若 雨露調均 한서시약 우로조균

民物阜安 鼓舞樂育者 민물부안 고무악육자

獨非上古宰相之事乎 독비상고재상지사호

 

위로는 천자를 보좌하고 아래로는 백관을 통솔하며

진실로 여러 실적을 쌓으며 다스리고 만방을 서로 화해하고

광명이 사방에 고루 덮어져 수많은 백성들이 변화되어

그리하여 상서로운 바람과 온화한 기운이 우주 사이를 부드럽게 하여

두루 널리 빈틈없이 통하고 미쳐서 흡족하게 젖어들면

추위와 더위가 시절에 맞고 비와 이슬이 고르게 내려

백성과 만물이 크게 편안해져서 북치며 춤추고 길러지며 즐거운 것은

어찌 옛 상고 시대 재상이 하는 일이 아니었던가

 

방통주달(旁通周達) 두루 널리 골고루 다방면에 통하고 통달하려면 엄청난 공부를 해야만 이뤄질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우리의 선현들은 태어나서부터 책을 들고 읽히고 외우고 학습하며 특히 신라 고려를 거쳐 당송의 성리학을 집대성한 남송의 주희 즉 주자의 철학을 받아드린 조선에 와서는 성리학 중에서도 주자학 중심의 교육이념으로 지배통치를 이끌어 온 조선의 최대 지배층인 양반은 주자학에 가장 충실하고 열정적으로 임하였다

이러한 열정으로 우리의 선현들의 성리학은 오히려 중원의 성리학자들보다 그 깊이가 더 깊다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열정적 성리학 대가들 중에 한분인 한강 정구 선생은 인조반정 직후인 1623년 이조판서에 추증되고 1625년 문목(文穆)이라는 시호를 받았으며 성주 회연서원(檜淵書院) 천곡서원(川谷書院) 칠곡의 사양서원(泗陽書院) 창녕의 관산서원(冠山書院) 충주의 운곡서원(雲谷書院)현풍의 도동서원(道東書院) 등에 제향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강선생의 학문의 깊이는 이루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필자는 훌륭하신 선현들에게 아쉬움을 토하는 것은 이토록 주자학에 열정적으로 쏟은 정렬을 우리의 삼신사상 홍익정신을 연구하여 체계화하고 강독했었다면 우리는 지금 전 세계를 아우르고 이끌어가는 주인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미치니 우리의 삼신사상 홍익정신을 제대로 방통주달(旁通周達)하려면 더 많은 공부가 따라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며 붓 들고 화선지에 담아 놓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