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총명강의 聰明剛毅

백운선사 김대현 2020. 5. 26. 11:00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총명강의 聰明剛毅

 

귀 밝을 총밝을 명굳셀 강굳셀 의

 

총명하고 굳세다

영리하고 기억력이 좋으며 재주가 있고 강직하며 의지가 굳은 사람을 의미한다

 

이 성어는 경사(經史)와 성리학에 조예가 깊고 대사성 부제학 전라도관찰사 대사헌 등을 역임하고 선조의 스승이기도 한 미암 유희춘(眉巖 柳希春 1513-1577)선생의 시문집 미암선생집권지십 일기(眉巖先生集卷之十 日記)중에 계유 선묘칠년(癸酉 宣廟七年) 1월편에서 발췌하여 본다

 

二十三日 이십삼일

還到臺諫廳 辭免啓曰 환도대간청 사면계왈

風憲之長 爲任至重 풍헌지장 위임지중

苟非聰明剛毅之人 莫能堪之 구비총명강의지인 막능감지

臣昏暗迂疏 前日再爲本職 신혼암우소 전일재위본직

不能修擧百一 方懷慙悚 불능수거백일 방회참송

豈可復忝重地 以孤倚任之聖眷乎 기가부첨중지 이고의임지성권호

伏乞亟命遞臣 복걸극명체신

更授合當之人 경수합당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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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청으로 돌아와서 사직을 청하며 아뢰기를

풍헌(읍면)의 장은 맡은 책무가 매우 중요하므로

실로 총명하고 의지가 굳센 사람이 아니면 감당하기 어려운데

신은 물정에 어둡고 서툴러서 지난날에 두 번이나 이 직책을 맡았으나

백 가지 중에서 하나도 제대로 못하였기에 바야흐로 부끄럽고 두렵습니다

어찌 중요한 지위를 홀로 신임하여 주신 성스런 은혜를 다시 욕되게 할 수 있습니까

엎드러 비옵나니 속히 신을 교체하도록 명하여

다시 합당한 사람에게 주옵소서

 

이 성어는 미암 유희춘선생님의 시문집 일기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소개하여 본다

총명강의(聰明剛毅) 영리하고 재주 많고 굳세고 의지가 강한 총명강의한 사람이 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절대 아닐 것이다 늘 서책을 가까이하고 옳은 지식은 가슴에 담고 그릇된 것은 어서 과감하게 버려버리고 욕심없이 자기 분수에 맞게 산다는 것은 참다운 인간의 진면목이지만 이것을 지켜내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길인가 보다

우리의 인생사가 파란만장한 길이라서 예나 지금이나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은 매한가지라고 본다

미암 유희춘선생이 남긴 시조 한 수를 곁들여 소개해 본다

미나리 한 펄기를 캐어서 씻우이다

년대 아니아 우리 님께 받자오이다

맛이야 긴치 아니커니와 다시 씹어 보소서

이 시조를 현대말로 풀이하면 미나리 한 포기를 캐어서 씻습니다 다른 곳 아니라 우리 님에게 바치옵니다 맛이야 좋지 아니합니다만 다시 씹어 보소서 미암선생이 선조임금을 알뜰살뜰 그리워하며 한때의 스승으로서 총애 받던 신하로서 오가는 정이 오롯이 시조 속에 담겨있는 멋진 가락을 음미하며 총명강의(聰明剛毅)한 사람이 되어 보려고 붓을 들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