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의재언외 意在言外

백운선사 김대현 2020. 5. 30. 10:08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의재언외 意在言外

뜻 의있을 재말씀 언바깥 외

 

뜻이 말 밖에 있다

말에 나타난 것 이외에 숨어 있는 다른 뜻이 있다라는 의미이다 언외지의(言外之意)

 

이 성어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존재 위백규(存齋 魏伯珪1727~98)선생의 시문집인 존재집 권륙 독서차의 논어 (存齋集 卷六 讀書箚義 論語)에 이인편(里仁篇)에서 발췌하여 본다

 

好仁者一於仁 故直曰 無以尙之 호인자일어인 고직왈 무이상지

惡不仁者猶是二也 악불인자유시이야

仁在對境 故必下其爲仁矣四字 인재대경 고필하기위인의사자

這矣字似剩 然包了勉行意 저의자사잉 연포료면행의

論語結辭 語助 虛字 比他書爲多 론어결사 어조 허자 비타서위다

蓋聖人言雖不迫 意則切到 개성인언수불박 의칙절도

故餘意在言外者 고여의재언외자

皆於語助字瀉出 讀者宜玩味 개어어조자사출 독자의완미

 

어진 것을 좋아하는 자는 어진 것에 한결같기에 곧바로 바랄 것이 없다라고 말씀했다

어질지 못한 것을 싫어하는 자는 오히려 이는 둘이다

어짐은 마주하는 곳에 있어 그러므로 반드시 그가 어짐을 행할 때에(其爲仁矣)라는 네 글자를 썼다

여기에서 의()자는 필요 없는 말 같지만 그러나 힘써 행하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논어 문장의 끊고 맺는말 어조사나 허자가 다른 책에 비해 많다

대체로 성인의 말씀은 비록 궁색하지는 않지만 뜻은 절실하고 빈틈없다

고로 말 밖에 뜻이 남아 있는 것은

모두 어조사에서 쏟아져 나오므로 읽는 자들은 마땅히 익숙하게 음미해야 한다

 

의재언외(意在言外) 말 밖에 뜻이 있다라는 이 성어의 용례를 찾던 중 뜻 밖에 우리들 곁에 훌륭한 선생님이 또 한분 계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존재 위백규(存齋 魏伯珪1727~98)선생은 과거에 계속 응시했었지만 낙방하였다 그러던 중 정조 18년에 선생의 나이 68세 때 서영보(徐榮輔)선생의 천거로 많은 저술과 덕행이 정조에게 알려져 선공감부봉사(繕工監副奉事) 기장(機張) 태인 옥과현감 장원서별제(掌苑署別提) 경기전령(慶基殿令) 등을 지내셨다고 한다

선생의 학통은 노론계이셨지만 향촌 생활을 통해 형성된 강한 현실 비판 의식이 선생의 저술에 나타나고 있어 학문적 성격은 경세적 실학의 색채가 짙다라고 후세의 학자들은 정의를 내린다

존재 위백규선생에 대해 궁금하여 찾아보니 선생의 후인들의 인물평이나 저술에는 대단한 분이지만 이와 달리 교우 관계나 후학은 묘연하다 이는 아마 호남의 벽지에서 무명의 선비로 거의 전 생애를 보냈기 때문일 것이라 사료된다

존재선생은 1805(순조 5) 향리 유생들의 발의로 죽천사(竹川祠)에 배향되었으며 저서로는 존재집 정현신보 사서차의(四書箚義) 환영지(寰瀛誌) 본초강목(本草綱目) 고금(古琴) 격물설(格物說) 원류(原類) 연어(然語)등이 전하고 있다

의재언외(意在言外) 이 성어를 접하면서 뜻 밖에 존재선생을 알게 된데 대한 감사함을 시간이 허락하면 선생의 저서와 독서차의를 꼭 읽어 볼 기회가 오길 바라면서 붓 들고 먹을 묻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