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윤리서적 允釐庶績

백운선사 김대현 2020. 6. 1. 11:16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윤리서적 允釐庶績

진실로 윤다스릴 리여러 서실 낳을 적

 

잘 다스려서 여러 실적을 쌓다

잘 다스리고 여러 가지 공적을 쌓다라는 의미이다

 

이 성어는 조선 전기의 문인이며 학자인 회재 이언적(晦齋 李彦迪 1491~1553)선생의 시문집 회재집년보(晦齋集年譜)에 문원공 회재 선생 연보(文元公晦齋先生年譜)편에서 발췌하여 본다

 

七月 除本道觀察使 下旨諭 칠월 제본도관찰사 하지유

諭曰 惟卿德涵內外 學造精微 유왈 유경덕함내외 학조정미

敦大而高明 方嚴而簡默 돈대이고명 방엄이간묵

處論思之地 嘉猷累陳 처론사지지 가유루진

作親民之官 善政素著 작친민지관 선정소저

允釐庶績 方參廟謨 윤리서적 방참묘모

今授卿以本道觀察使 금수경이본도관찰사

其體予倚任之專 기체여의임지전

推卿孝友之政 추경효우지정

 

7월에 본도 관찰사로 제수하고 교지를 내려 밝혔다

밝히기를 오직 경은 덕이 안 밖을 포용하고 학문이 정미하게 이뤘으니

돈후하고 관대하며 높고 밝으며 바르고 엄격하며 소탈하고 조용하다

학문을 강론하는 직위의 자리에서 아름다운 계략을 여러 차례 펼치었고

친히 백성을 다스리는 관리로서도 좋은 정치를 깨끗하게 드러내었고

잘 다스려서 많은 공적을 쌓아 바야흐로 묘당 모의에 참여했다

이제 경을 본도 관찰사로 제수하니

그 몸에 직책을 맡긴 내 의지를

경이 효성과 우애의 정사로 밀고 나아가라

 

윤리서적(允釐庶績) 잘 다스려 여러 공적을 쌓다라는 이 성어의 주인공 이언적선생의 초명은 이적(李迪)이었으나 중종의 명으로 언()자를 더하게 되어 이언적이 되었다

선생은 주희(朱熹)의 주리론(主理論)을 정통으로 확립하여 이황(李滉)선생에게 전함으로 조선시대 성리학 정립에 선구자적 인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을사사화(乙巳士禍)이후 양재역벽서사건(良才驛壁書事件)에 무고하게 연루되어 유배지 강계에서 많은 저술을 남긴 후에 세상을 떠났다

회재선생은 유학자로서 문묘 배향 東方 五賢중 한 분이다[東方 五賢은 한훤당 김굉필(寒暄堂 金宏弼) 일두 정여창(一蠹 鄭汝昌) 정암 조광조(靜庵 趙光祖) 회재 이언적(晦齋 李彦迪) 퇴계 이황(退溪李滉)]

당파 싸움이 심했던 당시 선생은 제자들을 길러놓으면 후일 당파의 빌미가 될 수 있어 혹시나 나쁜 결과에 연루되는 것을 피하고 자녀들만 제자로 가르쳤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혼자서 즐긴다는 독락당(獨樂堂) 당호만으로도 선생의 조용한 성품에 고고한 인격과 도덕성이 드높고 국가관이 충직하며 청렴결백을 생활의 표상으로 여기고 실천한 선생은 오늘날 모든 공직자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모범적 사표가 되셨으며 선생의 행장을 간략하게 들춰보며 회재선생의 강직한 성품에 매료되어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선생에 대한 공부를 더 깊이 해 봐야 겠다 다짐하며 마음을 비우고 윤리서적(允釐庶績)의 실행정신으로 맑고 신선한 아침 공기를 하루의 시작점에 담아 오롯이 붓 들고 화선지를 흥건히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