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광피사표 光被四表

백운선사 김대현 2020. 6. 2. 10:03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광피사표 光被四表

빛 광이불 피넉 사겉 표

 

빛이 네 표면에 덮히다광채가 널리 입혀졌다 즉 덕이 사방에 미치다라는 의미이다

 

이 성어는 서경에 유래가 있지만 조선전기 문신 학자 서거정 등이 왕명으로 우리나라 역대 시문을 모아 1478년에 편찬한 시문선집 동문선권지칠십륙 기(東文選卷之七十六 記)에 고암기(杲菴記) 이색(李穡)편에서 발췌하여 본다

 

學有緝煕光被四表 학유집희광피사표

學者之極功 聖人之能事 학자지극공 성인지능사

此日之拂于扶桑升于天 차일지불우부상승우천

而無所不照者歟 이무소불조자여

上人游江南 상인유강남

遍參達士 편참달사

於其學不問何知也 어기학불문하지야

第未知得與中原文獻交際 제미지득여중원문헌교제

而求一言之益乎 이구일언지익호

必甞有以吾所言告之者矣 필상유이오소언고지자의

 

학문에는 빛남이 있어 그 빛남은 온 천하를 덮는다

학습자는 공부에 노력을 다하여야한다 성인은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는 해가 부상에 솟아서 하늘에 올라

비쳐지지 않는 곳이 없는 것과 같다

상인이 강남에 노닐면서

통달한 선비들과 두루 참여하고 만났으니

그의 학문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다만 중원의 문인 현인들과의 교제에서

한마디 유익한 말을 찾아 얻었는지는 모르겠다

반드시 일찍이 내가 말하는 바를 일러준 자가 있었을 것이다

 

광피사표(光被四表) 이 성어는 서경(書經)의 요전(堯典)에서 흠명문사안안 윤공극양 광피사표 격우상하(欽明文思安安 允恭克讓 光被四表 格于上下) 즉 공경하고 총명하며 문채와 사려가 안정되고 편안하게 누리는 것은 진실로 공손하고 겸손하여 자신을 낮추시니 그의 광명이 온 천하에 빛이나 덮여져서 그 덕을 위아래 모두가 누렸다 라고 요 임금을 칭송한 말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열심히 공부하여 경지에 이르면 그 경지를 자신을 위해서 쓰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나 그 개인을 위해 쓰는 것이 지극히 공적이냐 사적이냐에 따라 그 쓰임의 파장은 다르게 나타난다

여기서 그 쓰임을 사적 용도로 쓰되 공공을 밑바탕에 두고 사용 할 때는 그 사용함이 비록 사적이지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앞서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는 지극히 공적이어서 후세의 사람들은 그가 남긴 결과물을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극히 경지에 이르러서 이른 경지를 지극히 사사롭게 사용했다면 그것은 사사로운 것에 지나지 않아서 그의 깊고 오랜 학습은 개인의 영달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기에 후세인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결과를 초래하게 만든다는 것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진리이다

광피사표(光被四表)의 광()이 되려면 몸도 씻고 욕심도 씻고 두루두루 박식하게 공부도 하고 삼성신의 얼 홍익을 바로 익혀서 올바르게 실천하면 광피사표(光被四表)의 세상이 되리라 확신하며 붓 들고 놀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