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난정무림 蘭亭茂林

백운선사 김대현 2020. 6. 4. 09:39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난정무림 蘭亭茂林

닌초 난정자 정우거질 무수풀 림

 

난정에 우거진 아름다운 숲

난정에 우거진 아름다운 숲이지만 혼자서는 아름다움을 드러내지를 못하고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아름다움이 빛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성어는 조선 후기 소론의 영수로 부제학을 지낸 우재 조지겸(迂齋 趙持謙1639~1685)선생의 시문집 우재집권지오 기(迂齋集卷之五 記)에 태인 유상대의 비기(泰仁流觴臺碑記)편에서 발췌하여 본다

 

夫地之重與輕顯與晦 부지지중여경현여회

未嘗不由於人 미상불유어인

古人有言蘭亭茂林 고인유언란정무림

不遇逸少則不傳 불우일소칙불전

余亦云是臺水石 여역운시대수석

得文昌而始彰 득문창이시창

而千有餘年 이천유여년

又得子直增修而表揚焉 우득자직증수이표양언

玆豈非有待於其人歟 자기비유대어기인여

不知是後繼子直而修者誰也 불지시후계자직이수자수야

 

대저 어느 지역이 거듭 재빠르게 알려지거나 사라지는 것은

사람과 관련이 없다고 할 수가 없다

옛사람의 말에 난정의 아름다운 숲도

일소(왕희지)를 만나지 않았다면 전해지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했는데

나 또한 이 대의 수석도

문창(최치원)을 만났기 때문에 비로소 드러났다 라고 말해본다

그리고 1천여 년이 흘러서

또 자직을 만나 증수하고 표시하여 드러내게 됐으니

이 어찌 그 사람을 기다리고 있지 않겠는가

모르겠지만 자직의 뒤를 이어서 증수할 자가 뉘 있을런지

 

난정무림(蘭亭茂林) 이 성어는 난정서에 나오는 난정과 난정에 있는 아름다운 숲 무림을 일컫는데 비록 아름답고 빼어난 숲일지라도 일소 왕희지선생을 만나지 않았다면 세상에 알려 질 수 있었겠는가

일소 왕희지선생이 명사 42인과 함께 상사일(上巳日)에 회계산(會稽山)의 난정(蘭亭)에 모여서 귀신에게 빌어 재앙을 쫓는 계사(禊事)를 행하고 술을 마시며 지은 시 난정기(蘭亭記)가 문장도 아름답지만 거기에 쓰여진 행서체가 많은 서예동호인들이 즐겨 공부하는 서예행서교본이 됨으로서 저절로 난정서에 등장하는 무림도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그와 같이 전라북도 정읍시 칠보면 시산리 583-3번지에 있는 유상대(流觴臺)의 희고 빼어난 물과 바위 수석(水石)도 신라 말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선생이 시회(詩會)터로 유상대에서 즐기고 유상곡수(流觴曲水)를 노래 부르니 만인들에게 알려지듯 아름다운 유상대 누각도 천년의 세월이 흐르니 자연 사라지는데 자직이라는 인물을 만나서 다시 중수를 하니 유상대의 아름다움이 알려지게 되는데 또 세월이 흘러 유상대를 또 다시 중수할 일이 생긴다면 자직 같은 인물이 나오려나라고 비문에 남긴 우재선생님의 글을 음미해 보며 붓을 든다

유상대가 궁금하여 살펴보니 그때 세웠든 유상대는 유실되어 폐허 터로만 내려오다가 1919년 유림(儒林)에서 유지(遺址) 남은 터에 고운선생의 유덕(遺德)을 추모하여 감운정(感雲亭)을 세웠다고 전하니 시간이 허락하면 감운정에 함 들려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