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막범추호 莫犯秋毫

백운선사 김대현 2020. 6. 5. 09:49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막범추호 莫犯秋毫

말 막범할 범가을 추터럭 호

 

추호도 어기지 않는다

가을에 짐승이 털갈이를 하기 때문에 털이 매우 가늘고 짧게 됨으로 가을 털끝만큼 매우 조금도 어기지 않는다는 비유적인 의미이다

 

이 성어는 고려 후기의 문신이자 유학자인 익재 이제현(益齋 李齊賢 1287~1367)선생의 시문집 익재란고권제륙 기(益齋亂稿卷第六 記)에 문하시랑 평장사 판이부사(門下侍郞平章事判吏部事) 증시(贈諡) 위열공(威烈公) 김취려 행군론(金就礪行軍論)편에서 발췌하다

 

觀其折甘分少 관기절감분소

能得死力 능득사력

令行禁止 령행금지

莫犯秋毫 막범추호

可謂有古名將之風矣 가위유고명장지풍의

開平之戰 我乃再救中軍 개평지전 아내재구중군

沙峴之役 盧公則不相助 사현지역 로공칙불상조

訖無一言而生嫌隙 흘무일언이생혐극

不伐其勞 歸功於衆 불벌기로 귀공어중

是則大人君子之用心也 시칙대인군자지용심야

 

그가 달고 맛있는 것은 쪼개어 나누어 먹고 작은 것이라도 갈라주는 것을 보니

능히 죽을힘을 다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고

명령은 그대로 실시되고 금지하는 것이면 바로 실천하니

추호도 어기며 범하는 자가 없었다

가히 옛날 명장의 풍모가 있다고 말 할 수 있겠다

개평의 전투에 우리가 이윽고 두 번이나 중군을 구했었고

사현의 전투에서 노공이 원조하지 않았으며

끝까지 한 마디 말이 없어서 서로 간에 틈이 생겼지만

자신의 노고를 자랑하지 아니하고 공로를 대중에게 돌렸으니

이것은 곧 대인군자의 마음 씀씀이였다

 

이 성어 막범추호(莫犯秋毫) 추호물범(秋毫勿犯) 가을 터럭만큼도 범하지 않으며 가을 터럭만큼도 범하지 말라는 추호막범(秋毫莫犯)의 추호(秋毫) 가을 터럭은 가을이 되면 동물들이 털갈이를 하게 되고 털갈이를 하면 자연 새털이 나오니 그 길이가 짧음에서 추호라를 말 짧은 털을 비유할 때 쓰는 비유어이다

여기서 추호(秋毫)의 뜻을 헤아려보면 재미있다 가을 털이니 짧다 가늘다라는 일반적 상식의 기준에서 좀 더 생각을 해 보면 털갈이를 해서 새로 솟아 난 가을 털이기 때문에 새로 나온 단순한 새털이라는 의미보다도 새롭게 태어난 신생에서 신비로운 영혼 신령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에 우리의 선현들은 추호(秋毫)라는 단어를 쓸 때는 비장한 각오를 나타낼 때 추호(秋毫)라는 단어를 차용한 것 같다

상기 내용은 익재난고 익재집 역옹패설등 많은 저서를 남기신 익재선생은 거란의 침략을 물리친 고려 후기의 명장(名將) 김취려 장군(金就礪 將軍1172~1234)의 대인군자의 성품과 명장으로서 갖춘 덕목을 서술한 것을 읽으면서 잊어버린 기억 속에서 다시 장군을 재조명하여 본다

막범추호(莫犯秋毫) 가을터럭만큼도 어기지 아니하고 선현들이 남기신 행장들을 되새겨보며 미래를 위한 설계에 초석으로 삼아 나아가야지 다짐하면서 화선지에 담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