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낭리담필 囊裏談筆

백운선사 김대현 2020. 6. 8. 08:05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낭리담필 囊裏談筆

주머니 낭속 리말씀 담붓 필

 

주머니 속의 것을 붓으로 쓰고 이야기하다

주머니 속 즉 속마음을 끄집어내어 붓으로 쓰고 이야기를 나누다라는 의미이다

 

사자성어가 거의 우리의 선현들이 즐겨 쓰는 서책에서 유래를 찾지 아니하고 중국의 고서에서 찾아 쓰는 아쉬움을 용례나 유래를 우리의 선현이 남긴 문집이나 글에서 찾아 그 용례의 글을 소개하고 필자의 평소의 생각을 담아보고자 시작한 깊은 산속 동학(洞壑)에서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 같은 싱그러운 이야기를 모은 집() 낭리담필(囊裏談筆)로 풀어 보고자 시작하였다

 

이 성어 낭리담필(囊裏談筆)은 아래의 두 시에서 차용하여 필자가 서책의 제목으로 삼고자 한 것이다

 

조선 인조 때의 문인인 계곡 장유(谿谷 張維1587~1638)선생의 시문집 계곡선생집(谿谷先生集) 31권 칠언 율시(七言律詩) 중에서 필자가 꿈꾸던 모습이랑 닮은 주머니 속 이야기 낭리(囊裏)에 든 걸 풀어 보고자 낭리(囊裏)를 차용하였다

 

千頃平郊十里灘 聞君別業占寬閑 천경평교십리탄 문군별업점관한

園栽松菊分三逕 屋葺蓬茅剩數間 원재송국분삼경 옥즙봉모잉수간

淸世豈嫌供簿宦 禁方元解駐衰顏 청세기혐공부환 금방원해주쇠안

殘生未撥形骸累 囊裏靑黏倘不慳 잔생미발형해루 낭리청점당불간

 

천경의 넓은 교외평야는 십여 리의 여울이라

선생은 너그럽고 한적한 별장에 머문다 들었다오

정원에 솔과 국화 심고 세 갈래 오솔길 만들어서

쑥대와 띠 풀로 집 지붕 이엉 이은 몇 칸의 초가집

맑은 세상에 어찌 하급 관리(공부환)인들 싫어하리오

여윈 얼굴 머무르게 할 약방문을 원래 아나니

남은 인생 메인 몸 벗어날 수 없는 것을

주머니 속의 황지약초 혹여 아끼지 마시게

 

아래 시는 조선후기 동지사의 서장관 서장보를 따라 청나라 연경에 다녀온 후에 작성한 견문록인데 아쉽게도 저자 미상(未詳)인 계산기정권지이(薊山紀程卷之二)에 도만 계해십이월(渡灣 癸亥十二月)편에 있는 다음 시에서 내용이 필자를 사로잡아 담필(談筆)을 차용하였다

 

中國古多士 文章富五車 중국고다사 문장부오차

襟靈談筆際 詩就進茶餘 襟령담필제 시취진다여

雅韻虛垂老 閒蹤若遂初 아운허수로 한종약수초

共留重會約 堤柳待春舒 공류중회약 제류대춘서

 

나라의 중심에는 예부터 선비가 많다더니

글월은 다섯 수레를 거뜬히 넘고도 넘어

필담하는 동안에도 영감은 자꾸 떠오르고

차를 내는 사이에도 시는 이뤄지나니

우아한 운은 노련함을 드러내지 아니하고

한가한 자취는 처음을 따른 듯하니

같이 머물 날 다시 만날 약속하며

냇가 둑 버들잎 쭉쭉 뻗을 봄을 기다리네

 

위의 두수에서 낭리(囊裏)와 담필(談筆)을 차용하여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의 제목으로 삼았으며 붓 들어 화선지에 담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