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일용소저 日用昭著

백운선사 김대현 2020. 6. 11. 10:01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일용소저 日用昭著

날 일쓸 용밝을 소분명할 저

 

일상생활은 밝게 드러나다

날마다 사용하고 쓰는 모든 것은 모두 환하게 뚜렷이 드러난다라는 의미이다

 

조선 중기에 활동한 학자 문인으로 고매한 인격자로 후세에 귀감이 되신 송암 권호문(松巖 權好文15321587)선생의 송암선생문집권지오 기(松巖先生文集卷之五 記)에 연어헌 기문鳶魚軒記편에서 발췌하다

 

嗚呼 知天之道 오호 지천지도

不必待乎鳶之飛也 불필대호연지비야

知地之理 亦不待乎魚之躍也 지지지리 역불대호어지약야

然道本罔像 不可以言語形容 연도본망상 불가이언어형용

故以有形易見者 고이유형역견자

揭無形難究之理 게무형난구지리

使天地之玄機妙運 사천지지현기묘운

日用昭著 일용소저

而有目者皆可觀也 이유목자개가관야

 

오호라 하늘의 도를 알면

반드시 솔개가 나는 것을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이며

땅의 이치를 알면 또한 물고기가 뛰노는 것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리니

그러나 도라는 것은 원래 형상이 없어서 말과 글로 형용할 수 없다

그러므로 형태가 있는 보기 쉬운 것으로써

형태가 없기에 어렵게 궁구한 이치를 드러내어

천지의 오묘한 기틀과 묘한 움직임으로 하여금

일상생활에 현저하게 나타나니

눈이 있는 사람은 모두 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일용소저(日用昭著)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고 쓰고 생활하는 모든 것은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으며 결국은 모두 환하게 뚜렷이 드러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이미 그는 하늘의 도를 받아들인 성인이 아닐까 아마도 송암 권호문선생은 그 도를 실천하신 분이심에는 분명하신 듯하다

송암 권호문(權好文)선생은 1532(중종 27)1587(선조 20)년에 활동하신 조선 중기의 문인 학자로서 156130세에 진사시에 합격했으나 1564년에 어머니상을 당하자 벼슬을 단념하고 청성산(靑城山) 아래에 무민재(無悶齋)를 짓고 그곳에 은거하면서 퇴계선생을 스승으로 모시고 류성룡(柳成龍) 김성일(金誠一) 등과 교분이 두터웠으며 같은 문하생으로 이들로부터 학행을 높이 평가받았으며 만년에 덕망이 높아져 많은 문인들이 찾았으며 집경전참봉(集慶殿參奉) 내시교관(內侍敎官) 등에 제수되었으나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56세로 일생을 마친 분이시다

안동의 송암서원(松巖書院)에 제향되었으며 송암선생은 평생을 자연과 더블어 살았으며 퇴계선생은 그를 소쇄산림지풍(瀟灑山林之風) 산속 숲에서 불어 나오는 신선한 바람 같아 맑고 깨끗한 기운이 그에게 있다고 평했으니 선생의 성품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 할 수가 있을 것 같다 또 벗 류성룡도 선생을 강호고사(江湖高士)라 칭 하셨으니 선생의 삶 일용소저는 수백 년이 지났어도 오늘 날까지 훤하다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은 바로 일용소저(日用昭著)라는 지극히 고상하고 우아한 곳이 아닌 평범한 진리에서 나온 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하며 먹물을 묻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