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호학향선 好學向善

백운선사 김대현 2020. 6. 23. 09:10

白雲仙士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호학향선 好學向善

좋을 호배울 학향할 향착할 선

 

학문을 좋아하고 선한 것을 따르다

 

이 성어는 조선시대 오위도총부부총관을 역임한 문신 당대의 문장가인 낙전당 신익성(樂全堂 申翊聖1588~1644 )선생의 시문집 악전당집 권팔 전(樂全堂集 卷八 傳)에 이전의 전기李瑑傳편에서 발췌하다

 

噫 瑑非常士也 희 전비상사야

雖不自名好學向善 수불자명호학향선

以古人自期者也 이고인자기자야

翊聖能知之 不可謂世無知者也 익성능지지 불가위세무지자야

以薛生之言臨絶夷然 亦可異焉 이설생지언림절이연 역가이언

其婦弟聖基言 기부제성기언

君寶歿而其子弱 欲得子一言遺其孤 군보몰이기자약 욕득자일언유기고

吾知瑑之生也恥近名 오지전지생야치근명

故著其聞於人者 고저기문어인자

爲李瑑君寶小傳 위리전군보소전

 

아 전은 평범한 선비가 아니었다

비록 스스로 학문을 좋아하고 선을 따른다고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옛사람처럼 되고자 스스로 기약했던 사람이다

익성이가 능히 이를 잘 아니 세상에 아는 사람이 없다라고 할 수 없다

설생의 말에 의하면 임종 때의 절제있고 태연한 모습은 또한 남과 다름이라

그 부인의 아우 성기가 말하길

군보는 죽고 그 자녀는 어리니 그대의 한마디 글을 얻어 어린 고아들에게 남기고자 한다

나는 전이 생전에 이름 날리는 명예를 가까이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있음을 안다

그런고로 사람들에게서 들은 말만 기록하여

이전 군보의 소전을 쓴다

 

위의 글은 이전(李瑑)에 대한 기록 글이라서 이전선생에 대한 행장들을 찾아보니 사마방목에 인조2년 갑자(仁祖21624甲子) 생원 증광시(生員 增廣試)344(三等44) () 군실(君實) 병신(丙申)1596(선조 29) 29세 합격 전주(全州)본관 거주지 한성()이라 전하며 낙전당선생이 남긴 위의 글 전문 서두에 이전선생은 불행하게도 명이 짧아 겨우 나이 서른 남짓에 세상을 떠났다라고 하니 그의 기록은 소략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만 그 짧은 나이를 세상에 머물 다 갔지만 비록 소략한 기록일진정 그가 남긴 뜻은 수 백년이 지난 오늘 필자의 눈에 띈다는 것은 비록 길이 남을 기록이 아닐지라도 이전선생이 살다간 짧은 삶이지만 그 삶 안에는 사람냄새가 나는 진정한 사람으로서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사람답게 살다간 사람 중에 한 사람 궁핍하게 살면서도 비굴하지 않고 왜병이 쳐들어오니 당연히 한 몸 불살라 왜적과 싸워 물리치고는 공적명예를 바라지 아니하고 홀연히 자기 갈길 가는 그리고는 꿋꿋하게 생을 마감한 진짜 선비가 이전선생이다 라고 말하고 싶다

 

호학향선(好學向善)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배우기를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면 뭇매를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필자는 사람이라면 상기 이전선생처럼 죽는 그 날까지 배우고 익히는 학문에는 손을 놓아서는 아니 되는 것이라고 강조 하고 싶다

 

학문을 하되 선을 따르라하니 착한 일만 한다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한다고 잘 못되어 가고 있는 사회부조리를 보고도 가만히 있는 것은 그것은 선을 따르는 선비가 아니라 악을 따르는 것과 같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진정한 선비 지식인이라는 것은 자기의 이익을 버리고 공의 이익에 부합하여 먼저 행하며 비분강개 할 줄 아는 용기가 있어야 진정한 사람 선비가 아니겠는가

 

여름에 들어선 완연한 햇살을 느끼며 호학향선(好學向善)을 쫒아 붓을 잡는다

 

환기 921753일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