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성세천혁 聲勢燀赫

백운선사 김대현 2020. 6. 26. 14:59

白雲仙士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성세천혁 聲勢燀赫

소리 성기세 세밥 지을 천붉을 혁

 

명성의 기세가 밥 지을 불빛처럼 빛나다

명성과 위세가 끝없이 빛나다라는 의미이다

 

대동야승에 조선 세조 때의 문신 학자 용재 성현(慵齋 成俔1439~1504)선생의 수필집 용재총화 제2(慵齋叢話卷之二)에서 발췌하다

 

洪仁山登第未幾 佐世祖靖難 홍인산등제미기 좌세조정난

得寵於上 多受賞賜 득총어상 다수상사

兼務畜積 藏鏹鉅萬 米穀倍之 겸무축적 장강거만 미곡배지

鄕奴輸物納第者不絶 향노수물납제자불절

輜馬塞塗門外 列鼎者幾至萬人 치마새도문외 렬정자기지만인

大起甲第 臨池有堂 대기갑제 림지유당

世祖書傾海二字賜之 세조서경해이자사지

招聚名儒鉅士 無日不設宴 초취명유거사 무일불설연

饌品豐腆 雖何曾萬錢之食 不能過也 찬품풍전 수하증만전지식 불능과야

絲竹嘹亮 晝夜不絶 사죽료량 주야불절

坐客畏威 無不引滿 倒載還家 좌객외위 무불인만 도재환가

伶妓纏頭所用亦無數 령기전두소용역무수

享富貴二十餘年 聲勢燀赫 향부귀이십여년 성세천혁

 

인산 홍윤성은 급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조의 정란을 도와

왕의 총애를 입어 상사(상과 하사금)를 많이 받았다

겸하여 재물축적에 힘써 돈을 엄청나게 모았으며 곡식은 그 배나 넘었다

향리의 종속된 자들이 재화를 집으로 가져와 바치는 자가 그치지를 아니하여

짐수레가 문 밖까지 가득 차고 밥솥에 줄 선 사람들이 거의 만 명이나 되었다

큰집을 짓고 못가에다 별당을 앉히니

세조가 경해(傾海)라는 두 글자를 써서 하사하였다

이름 난 유생과 큰 선비들을 초빙하여 잔치를 베풀지 않는 날이 없었으니

밥반찬과 안주가 넉넉하고 풍성하여 하증의 만금의 음식이라도 이보다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금슬과 대금 곡조 밤낮으로 그치지 아니하고

좌객들이 공포에 가까운 위세에 눌려 취하지 않을 수 없어 넘어지고 떠메어 집으로 돌아가며

기생들의 전두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이 쓰였다

부귀를 누린지 20여 년이 되도록 명성과 권세는 불빛처럼 끝없이 빛났다

 

위의 발췌 글에 등장하는 洪仁山은 조선 문종 성종 때의 문신인 홍윤성(洪允成1425~1475)의 별칭이다

 

필자는 선현의 통칭을 보통 선생으로 마음속에 모시고 대하는데 그 선현이 남긴 행장을 보고 도저히 선생이라는 호칭을 붙이지 못하는 분은 그냥 존함만 붙여주기로 결정하고 집필을 하고 있다

 

홍인산은 물론 잘한 면도 있었겠지만 대체적으로 그의 행장들을 들춰보면 포악하고 살생하는 것을 가볍게 여기는 분이라 필자가 용납하기 어려운 점들이 더 많으므로 선생이라는 호칭을 양심상 붙이지를 못한다

 

오늘의 성어 성세천혁(聲勢燀赫)이 선한 선현들 이야기 속에서의 용례였었다면 한없이 빛이 나고 더 빛났을 것인데 홍인산의 성세천혁(聲勢燀赫)에 안타까움을 토하며 빗방울 소리에 먹물을 묻히면서 솔직히 사람이라면 명성과 위세가 끝없이 빛나는 것을 싫어 할 사람 뉘 있겠는가

 

선한 사람들의 행장이 끝없이 빛나기를 바라면서 성세천혁(聲勢燀赫)을 휘호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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