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사이심상 事異尋常

백운선사 김대현 2020. 6. 24. 14:14

白雲仙士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사이심상 事異尋常

일 사다를 이찾을 심항상 상

 

일이 여느 때와 다르다

 

이 성어는 승정원일기 5책에 인조 3년 을축(1625)413(경인) 맑은 날 정엽에게 실직을 제수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고 증직으로 하비해야 하므로 대책을 묻는 이비의 계에서 발췌하다

 

趙翼 以吏批言啓曰 조익 이이비언계왈

鄭曄實職除授事 命下矣 정엽실직제수사 명하의

凡實職在於生前 범실직재어생전

而無身後除授之規 이무신후제수지규

往在廢朝時 雖有此謬規 왕재폐조시 수유차류규

不可取以爲法 불가취이위법

似當以贈職下批 사당이증직하비

贈職則係爲越階 증직칙계위월계

事異尋常 사이심상

自下不敢擅便 何以爲之 자하불감천편 하이위지

敢稟 傳曰 감품 전왈

知道 贈職可也 지도 증직가야

 

조익이 이비벼슬의 말로서 아뢰기를

정엽에게 실직을 제수하는 일에 명을 내리셨습니다만

무릇 실직은 살아 있을 때 하는 일이며

죽은 후에 제수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지나간 폐조 때에 이런 잘못된 규정이 있었습니다만

그것을 취하여 법을 만드시는 건 아니 됩니다

증직을 내려주심이 마땅할 듯합니다만

증직은 순서를 뛰어넘는 일에 걸리게 되어

여느 때와 비슷한 일이 아니므로

아래에서 스스로 감히 제멋대로 할 수 없어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감히 아뢰나니 전교하시길

알았다 증직을 하라 말하였다

 

위 글에서 이비(吏批)는 예전 궁정에서 이조에서 임금에게 주청하고 윤허를 얻는 일을 맡아보는 벼슬 이름이기도하고 또한 이 주청하는 일을 이를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

 

발췌 글에서 수몽 정엽(守夢 鄭曄1563-1625)선생의 실직을 운운하는 내용이라 수몽선생에 대해 문집과 기타자료에서 찾은 내용들을 짧게 요약하면 선생은 조선조에 대사성 대사헌 우참찬 등을 역임한 문신이시고 시문집으로 수몽집이 전하며 선생이 벼슬길에서나 평소에 과거 교학 부세제도 및 붕당의 폐단을 자주 거론지적하시면서 시정방안도 함께 제시를 하였다고 하며 임진왜란 후에 민생이 피폐해졌을 때는 인재를 널리 등용하고 아첨하는 자들을 조정에서 축출하여 쓸데없는 경비는 절감하여 나라살림을 부강하게 해야 한다는 올바른 주장을 하는 소를 올리시는 선생의 성품이 아마도 같은 관리들로부터 미움도 당연히 받았을 것이며 그래도 올바른 길로 나아가니 증직도 마땅히 받는 것이라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며 선생에 대한 공부도 간략히 해 본다

여느 때 늘 심상(尋常)시에 우리는 바른 생각을 갖고 바른 소리를 해야 한다 수몽선생님처럼 바른 소리하면 입에는 쓰고 귀에는 거슬릴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바른 소리를 싫어하고 미움을 당한다하여 바른 소리를 하지 않는다면 장부로서 진짜 사람으로 다시 한 번 이 세상에 태어난 값어치를 못하는 것이기에 늘 하던 되로 일을 해 나가야지 사이심상(事異尋常)이 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장부는 올바른 길로 나아가야 함을 명심하며 사이심상(事異尋常)을 화산지에 담아놓고 일이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되길 바란다

 

환기 921754일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