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불인묵과 不忍嘿過

백운선사 김대현 2020. 7. 6. 10:55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불인묵과 不忍嘿過

아닐 불참을 인고요할 묵지날 과

 

참고 말없이 지나치지 못한다

 

이 성어는 관동별곡(關東別曲)의 저자이자 고려 후기 명현이며 문장가인 근재 안축(謹齋 安軸1282~1348)선생의 시문집인 근재집(謹齋集)에 일권(一卷) 취운정기문(翠雲亭記)에서 발췌하다

 

此朴公置樓之志歟 차박공치루지지여

朴公高情 澈識 박공고정 철식

非余庸陋之比 而斯樓之作 비여용루지비 이사루지작

偶與僕往昔淺見相合 우여복왕석천견상합

則余於奇觀異境 雖曰有眼 可不愧也 칙여어기관이경 수왈유안 가불괴야

因追念舊遊 二紀于今 인추념구유 이기우금

而松之稚者皆已壯矣 이송지치자개이장의

夫人之見松之稚而又見其壯者 부인지견송지치이우견기장자

能無情乎 悲感之餘 능무정호 비감지여

不忍嘿過 書以記之 불인묵과 서이기지

兼留長句四韻詩 因以簡朴公云 겸류장구사운시 인이간박공운

 

이것이 박공이 누각을 세운 뜻일 것이다

박공의 고귀한 정서와 맑고 깨끗한 지혜는

나같이 비천한 사람과는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 누각을 세운 것은

우연히 미천한 이 사람이 예전에 품었던 짧은 견해와 서로 맞으니

나도 기이한 경치를 보는데 비록 안목이 있다고 말해도 창피하지는 않을 것이다

예전에 놀던 것을 미루어 추억하니 지금이 2기가 되는구나

어렸던 그 소나무가 이미 벌써 다 자랐으니

대저 사람이 소나무가 어린 것을 보고 또 그 소나무가 다 자란 것을 보면

능히 감정이 없을 수 있을까 쓸쓸한 감회가 있는 것이기에

참고 말없이 지나칠 수 없어서 이를 기록하여 기문으로 남긴다

아울러 긴 장구의 4운 시를 남겨 박공에게 전해주려 한다

 

위 성어 발췌문의 저자 근재 안축(謹齋 安軸1282~1348)선생은 저자 원주용의 근재 안축 시문에 나타난 신의의 양상 고찰이라는 동방한문학회 논문에 의하면 고려 후기 중앙 정계로 진출한 新興士大夫의 한 사람으로 14세기에 활약했던 문인이다 安軸은 재미있는 상상의 표현을 사용하여 내면의 어두움을 승화시켰고 잘 쓰지 않은 형식을 활용하여 대상을 칭송하였으며 양식에 있어 탄력성을 보여주었고 새로운 詩形景幾體歌를 지어 정신적 긴장감에서 벗어나고자 하였다 또한 자연을 관념적으로 바라본 것이 아니라 철저히 현실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에서 기인한 認識의 차이에서 동일한 제재인데도 불구하고 여러 文人들과 다른 새로운 내용이나 주제를 제시하였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문인이 아름다운 경치에 대해 찬사와 찬탄을 노래한 반면 安軸은 아름다운 경치의 외형이 그곳에서 삶을 살아가는 백성을 괴롭히는 원인이 되는 내재적 요인을 서로 대립적으로 파악하고 있어 여타의 문인에게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이 것은 一般性慣行性을 따르던 당시의 문학적인 흐름에 새로운 자극을 주기에 충분하였던 것이다라고 근재 안축 선생에 대한 문학의 내면적인 측면을 학술논문 초록에 기술한 것을 보고 근재선생에 대한 생각을 다시 뇌리에 담아 놓는다

 

발췌문에 박공이 지은 누각 정자 취운정은 동해안 울진의 어느 바닷가 근처에 자연과 하나 된 멋진 곳에 멋들어지게 지어진 정자의 아름다움과 조석으로 변해가는 인생사와 또한 자연만물이 함께 변하면서 동고동락의 마음 하나로 함축되어 문장 안으로 묵어두고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 근재 안축(謹齋 安軸1282~1348)선생의 표현은 문인이라면 필히 다시 한 번 고찰해 보는 것이 자기의 내면을 더욱 증진시켜 나아가는 촉진제가 되어 더 큰 문인의 길뿐만이 아니라 우리 인생사를 순탄하게 걸어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보며 감히 붓 들고 어찌 그냥 지나치랴하며 불인묵과(不忍嘿過)를 화선지에 담는 월요일 아침이다

 

 

桓紀 9217516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