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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선인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인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고불용훼 固不容喙

by 백운선인 김대현 2020. 7. 3.

白雲仙士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고불용훼 固不容喙

굳을 고아닐 불얼굴 용부리 훼

 

한 결 같이 얼굴과 입으로 말할 일이 아니다

한 결 같이 말 할 여지도 없다 즉 진실로 어떤 일 따위에 간섭하거나 말참견할 일이 아니다라는 의미이다

 

이 성어는 고려사절요 권지십삼(高麗史節要 卷之十三) 명종광효대왕(明宗光孝大王)1196(丙辰二十六年)병진 26년 기사에서 발췌하다

 

義旼本以奴隷之微 의민본이노례지미

濫蒙毅宗親昵之眷 람몽의종친닐지권

累遷通顯 恩寵極矣 루천통현 은총극의

而敢行大事 이감행대사

其爲兇逆 上通於天 기위흉역 상통어천

固不容喙 고불용훼

獨惜乎毅宗之養虎遺患也 독석호의종지양호유환야

身犯大逆 而獲終牖下 신범대역 이획종유하

未之前聞 미지전문

屠身赤族 非不幸也 도신적족 비불행야

天網恢恢 疏而不漏 천망회회 소이불루

信哉 신재

 

의민은 본래 노예로서 미천한 사람인데

넘치게도 의종의 절친한 총애를 입어

관리로 뽑혀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은총이 지극하였다

감히 큰일 대역을 행하였으며

도리에 어긋난 흉악한 죄가 하늘 위까지 통하니

한 결 같이 말참견할 여지가 아니다

의종이 홀로 호구를 길러 근심거리를 남긴 것이 애석하다

자신이 대역을 범하고도 집안에서 오래도록 살고 죽었다는

말은 예전에도 듣지 못했다

제 몸을 죽이고 한 가족이 없어지는 일이 불행한 것이 아니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서 성글면서 빠뜨리지 않는다

라는 말은 틀림없다

 

위의 글을 읽으면서 고려시대의 역사서나 고려왕조실록은 고려 때의 기록이라면 사실여부를 떠나 신빙성에 의문을 가지지는 않겠지만 현재에 전하는 고려의 기록들은 조선조에 새로 편찬 서술한 것들이다

 

조선조에서 왜 무엇 때문에 고려시대의 왕조실록과 기타 모든 사책을 불살라 버렸는지 이해가 가기도하면서 어처구니없는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을 조선이 스스로 자초하였는데 역사는 승리자의 역사라고 하는 말이 바로 역사란 승리자들이 꾸며서 만드는 것이다 라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이다

 

조선조에 새로 엮은 고려사들은 대개 고려는 미개한 나라 법은 있어도 소용없고 놀고 사냥하기를 좋아하는 무신들이 힘으로 임기방편씩 나라를 다스렸다는 식으로 대부분 고려사가 그렇게 서술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그런 정권이라면 과연 어떻게 4~5백년간 나라를 유지하였으며 어떻게 전 세계에 고려 corea korea로 알려져 오늘 날까지 우리나라 국호는 영문으로 korea로 통용되고 있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얼굴과 입이 있어도 말 할 수 없는 고불용훼(固不容喙)로구나 중얼거리며 되뇐다

 

고려 태조 왕건은 개국 시부터 환인 환웅 환검 삼환(삼한)삼성조를 민족의 시조 시황으로 종묘사직에 모시고 황제의 칭호를 쓴 당당한 국가로 출범을 하였으며 조선은 명나라의 속국인 형제국으로 개국하였다는 것은 만천하가 다 아는 사실인데 그런 조선에서 고려사를 새로 썼다면 마땅히 조선의 입맛에 맞게 서술하였다는 것은 명확한데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가하고 의문을 가지면서 고불용훼(固不容喙)를 화선지에 담는다

 

 

桓紀 9217513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