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직사기전 職事羈纏

백운선사 김대현 2020. 7. 8. 09:18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직사기전 職事羈纏

직분 직일 사굴레(고삐) 얽힐 전

 

직장 일에 얽매이다

 

이 성어는 조선시대 성리학자로 사림(士林)의 거두(巨頭)이셨던 점필재 김종직(佔畢齋 金宗直1431~1492)선생의 시문집 점필재문집(佔畢齋文集)2(卷二)에 유두류록(遊頭流錄)편에서 발췌하다

 

余冠帶盥洗 捫石磴入廟 以酒果告于聖母曰 여관대관세 문석등입묘 이주과고우성모왈

某甞慕宣尼登岱之觀 韓子遊衡之志 모상모선니등대지관 한자유형지지

職事羈纏 願莫之就 직사기전 원막지취

今者仲秋 省稼南境 仰止絶峯 금자중추 성가남경 앙지절봉

精誠靡阻 遂與進士韓仁孝 兪好仁 정성미조 수여진사한인효 유호인

曺偉等 共躡雲梯 來詣祠下 조위등 공섭운제 래예사하

屛翳爲祟 雲物餴餾 병예위수 운물분류

遑遑悶悶 恐負良辰 황황민민 공부량진

伏丐聖母 歆此泂酌 報以神功 복개성모 흠차형작 보이신공

致令今日之夕 天宇廓然 月色如晝 치령금일지석 천우곽연 월색여주

明日之朝 萬里洞然 山海自分 명일지조 만리동연 산해자분

則某等獲遂壯觀 敢忘大賜 칙모등획수장관 감망대사

酹已 共坐神位前 酒數行而罷 뢰이 공좌신위전 주수행이파

 

나는 관대와 손을 씻고 석등을 잡고 사당에 들어가서 술 과일을 올리고 삼신성모에게 고하길

내가 일찍이 공자가 태산에 올라 구경한 것과 한유가 형산에 유람했던 뜻을 사모했는데

직장 일에 얽매여 소원을 이루지를 못했다

이번 중추에 남쪽 지경에 농가를 살피다가 절벽 봉우리를 쳐다보니

그 정성이 멀리 미치지 못했으나 이윽고 진사 한인효 유호인

조위 등과 함께 구름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사당아래 다다랐다

비구름 바람신이 빌미가 되어 구름이 뭉글뭉글 일어나니

번민하며 황급히 좋은 때를 헛되이 저버릴까 두려움에

삼가 삼신성모께 비나니 이 술잔을 흠향하시고 신통한 공력으로 갚아주소서

오늘 저녁은 하늘이 맑아져서 달빛이 낮과 같아지고

내일 아침에는 만리의 골짜기들이 훤하여 산해가 저절로 구분되게 해 주시면

우리들은 장관을 이루게 됩니다 감히 이 큰 은덕을 어찌 잊겠습니까

제를 마치고 모두 함께 신위 앞에 앉아서 술을 수차례 음복하고 마쳤다

 

이 성어 발췌문에 등장하는 지리산성모상은 여러 설들이 많지만 필자는 여러 가지 자료와 기록들을 살펴 본 결과 우리 민족이 집집마다 순수하게 대대로 아침저녁 조석으로 정화수 떠다놓고 두 손 모아 빌고 빌었던 삼신할매 즉 삼신성모 우리 민족의 시조 삼신성모할머니상이라 믿기에 번역에도 삼신성모라고 하였다

 

필자도 예전에는 기독교 불교 등등에 심취하였던 때도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가니 자신도 모르게 점점 우리의 것과 우리의 시조 삼신 삼성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또한 자연스럽게 삼신과 연관된 자료를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환한 미소가 먼저 피어오르는 기현상을 발견할 때는 당혹스럽고 의아스러울 때도 가끔 있다

 

점필재 선생님의 말씀처럼 직장 일에 얽매인 직사기전(職事羈纏) 때문이라며 이 핑계 저 핑계를 둘러대며 꼭 가 보아야 할 곳을 유람하지 못하고 세월 다 보내면 어쩌나 걱정하면서도 다행히 선생님이 남긴 발췌문 두류산 유람기처럼 유현들이 남긴 문집에서 반가운 자료들을 우연히 만나고 발견하면 마치 필자가 현장에 직접 간 듯 즐겁고 기쁘며 반갑기가 그지없다

 

예나 지금이나 에둘러 핑계대기가 가장 좋은 말이 직장 일 때문에 직사기전(職事羈纏)으로 차일피일 하였다고 하면 그 누구도 더 이상 나무라지 못하고 이해하곤 그렇지 일이 우선이지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 오늘 필자의 뾰얀 화선지에는 직사기전(職事羈纏)이 자리 잡고는 핑계 대지마!” 이러는 것 같다

 

 

桓紀 9217518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