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조화무심 造化無心

백운선사 김대현 2020. 7. 9. 09:50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조화무심 造化無心

지을 조될 화없을 무마음 심

 

조화는 무심이다

 

이 성어는 조선 중기의 문신 고봉 기대승(高峯 奇大升 1527~1572)선생의 시문집인 고봉선생문집(高峯先生文集)에 제2(第二卷) 장춘정기(藏春亭記)에서 발췌하다

 

夫春 造化迹也 부춘 조화적야

造化無心 付與萬物而不爲私焉 조화무심 부여만물이불위사언

然猶不可得而藏也 연유불가득이장야

況乎功名富貴之隆 황호공명부귀지륭

珠金穀帛之饒 物之所易壞 주금곡백지요 물지소역괴

而人之所可爭者乎 이인지소가쟁자호

其焜燿堆積 曾幾何日 기혼요퇴적 증기하일

而化爲浮塵 이화위부진

蕩爲泠風者 乃悠焉忽焉 탕위령풍자 내유언홀언

不足以控且摶也 불족이공차단야

向來所爲勞心苦骨 향래소위로심고골

急營而務攫者 급영이무확자

一朝而至於此 일조이지어차

不亦可悲也哉 而又奚以藏爲 불역가비야재 이우해이장위

 

대개 봄은 조화가 만든 흔적이다

조화는 마음이 없기에 만물과 더불어 사사롭게 하려하지 않는다

그러니 오히려 얻거나 감출 수가 없다

하물며 공명과 부귀의 풍성함을

금은보화 진주구슬과 곡식과 비단등 넉넉한 물건은 파괴되기 쉬운 바니

사람들이 다투는 것이 있으리라

그 초록 잎이 빛나고 무성함이 이에 며칠이나 되었다고

변하여 가볍게 먼지가 되고 휘날려서

쓸리고 끌려서 바람이 되어 멀어지고 홀연히 없어지니

당기고 또 엉켜 뭉쳐지는 것이 부족하다

줄곧 뼈를 깎는 고통으로 온 마음을 힘썼던 바

급히 경영하여 붙잡고 힘 쓴 것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되었으니

또한 슬프지 아니한가 또 어찌 감추겠는가

 

이 성어를 발췌한 장춘정기(藏春亭記)는 훈련원첨정(訓鍊院僉正) 류중한(柳仲翰)선생이 세운 藏春亭(장춘정) 정자에 대한 고봉선생이 쓴 기록인데 선생이 기 서두에 하늘과 땅의 변화는 한 번 쉬거나 머무르지 아니하고 오는 것이 끝이 없다 그 기세 드높은 만물이 예나 지금도 흐르는 것은 반드시 그러한 까닭 이치가 있는 것이다 [천지지화 일식불류 이래자무궁 기방박만물 류행금고자 필유소이연호(天地之化 一息不留 而來者無窮 其磅礴萬物 流行今古者 必有所以然乎)]라고 천지조화에 대한 화두를 던지면서 조화에 대한 이야기와 장춘정 봄을 감춘다는 정자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 가는 내용 중에 일부를 발췌하였는데 필자가 학문과 진리의 깊이가 얕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름 깊이 헤아려보려 해도 어려운 문장임을 실감한다

 

대개 봄은 조화가 만든 흔적이다 조화는 마음이 없다 무심하다라는 선생의 말을 뇌리 속에서 중얼중얼 거려 보고 또 생각에 생각을 하여보니 역시 조화는 마음 즉 사심이 있으면 조화가 아니라 의도라서 의도된 창조가 이 만물에 성립되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는 것이기에 사심 즉 욕심이 없는 마음 무심에서 조화가 이루어져야 말 그대로 조화가 성립이 되는 묘한 이치를 알 듯 말 듯 창가를 두드리는 아침 햇살에 무슨 사심이 있겠는가하고 옳거니 화선지 펼치고 붓 들고 조화무심(造化無心)을 휘호하면서 이것도 하나의 이치 조화무심인가 하고 햇살에게 물어보려하니 이 사람아 이것은 완벽한 의도라네 허허 웃는 아침햇살이 매우 따깝다

 

 

桓紀 9217519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