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영우긍식 永寓矜式

백운선사 김대현 2020. 7. 11. 10:18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영우긍식 永寓矜式

길 영머무를 우불쌍히 여길(아낄) 법 식

 

오래도록 모범으로 삼고 지내다

영원히 오래도록 존경하고 본받으며 지내다라는 의미이다

 

조선 후기의 성리학자 간송 조임도(澗松 趙任道 1585~1664)선생의 시문집인 간송집(澗松集)에 권오(卷五) 축문(祝文) 덕곡서원에 퇴계 선생을 봉안하는 글(擬德谷書院奉安退溪先生文)에서 발췌하다

 

惟我先生 海東程朱 유아선생 해동정주

折衷群言 集成諸儒 절충군언 집성제유

德谷之西 蘸溪之旁 덕곡지서 잠계지방

一區林壑 天作地藏 일구림학 천작지장

故老相傳 杖屨攸及 고로상전 장구유급

禮合稱祀 永寓矜式 례합칭사 영우긍식

尙闕廟貌 責在後學 상궐묘모 책재후학

茲設明宮 涓吉妥靈 자설명궁 연길타령

庶永居歆 牖我聾盲 서영거흠 유아롱맹

 

오직 우리 퇴계선생은 해동의 정자와 주자이시며

뭇 말씀들을 절충하셨고 여러 유학설을 집대성하셨고

그윽한 골짜기 덕곡의 서쪽 발 담굴 계곡 잠계의 옆에

한 거쳐 산골짜기 숲속에 하늘이 만들고 땅이 감춘 곳

옛 노인들이 서로 전하며 지팡이잡고 찾으셨던 곳에

예절로 제사 지내기에 합당하오니 영원히 모범으로 삼고

바라건대 서원의 모습이 서면 책임은 후학들에게 있으며

이제 밝은 사당을 세우고 길일을 택해 영령을 봉안하오니

길이길이 자리하여 흠향하시고 귀먹고 눈먼 저를 이끌어주소서

 

이 발췌문의 저자 간송 조임도(澗松 趙任道 1585~1664)선생은 퇴계학파(退溪學派)의 여헌 장현광선생을 스승으로 섬겼으며 청소년기에 위애간변송 천한불개용(爲愛澗邊松 天寒不改容)이라 즉 개울가의 소나무를 사랑하며 날씨가 추워도 그 모습 변치 않는다라는 시를 짓고 꼿꼿한 소나무의 절개를 본받아서 청렴한 선비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좌우명으로 삼고 스스로 호를 간송(澗松)이라 지었다고 전하니 선생의 사람됨이 이미 청년기에 정립이 된 것 같다

 

간송선생은 퇴계선생 학맥이면서도 또한 남명 조식선생의 성리학을 생활에 적용하여 어떻게 행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실천 적용하는 학문 정신을 본 받으셔서 직접 실행하셨던 분이신데 간송선생이 남긴 글에서 막도남명무사업 청풍백세진동한(莫道南冥無事業 淸風百世振東韓)이라 남명선생이 한 일 없다고 말하지 마라 청풍백세 맑은 바람을 동한청구에 떨치었네라고 남명선생을 존경하는 마음 모든 것을 함축해서 짧은 시에 표현하시고 실행하셨던 진정한 선비 중에 선비이셨음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라 믿어진다

 

옛 어르신들이 남긴 올바른 정신들을 물러 받아 그것을 모범으로 삼고 영원히 살아가는 영우긍식(永寓矜式)의 정신은 두고두고 배워야하며 이 성어 또한 우리 선현들이 쓰셨던 좋은 성어임에 화창한 아침 햇살에 붓을 높이 들어 신명을 다해 영우긍식(永寓矜式)을 화선지에 담아놓는다

 

桓紀 9217521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