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표감루항 瓢甘陋巷

백운선사 김대현 2020. 7. 30. 11:09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표감루항 瓢甘陋巷

 

표주박 표달 감좁을 루거리 항

 

표주박과 비좁은 거리임에도 달게 여기다

표주박의 담긴 거친 음식과 좁고 누추한 곳에서 지내더라도 달게 여기다라는 의미이다

 

이 성어는 조선 중기의 문인학자 송암 권호문(松巖 權好文 1532~1587)선생의 시문집인 송암집 송암선생속집(松巖先生續集)권이(卷二)에 청량산으로 돌아가는 원상인을 보내는(送圓上人還淸涼山)시를 발췌하다

 

性同松柏寓巖間 성동송백우암간

氣節誰看在歲寒 기절수간재세한

秩秩架書欣有托 질질가서흔유탁

床床屋漏苦無乾 상상옥루고무간

醉眠對月支團木 취면대월지단목

憫坐吟詩炷博山 민좌음시주박산

富貴凡人無此味 부귀범인무차미

遊僧同我一身閒 유승동아일신한

 

蘭若煙林臥數間 란야연림와수간

今來慰我抱酸寒 금래위아포산한

久無馬足衝泥滑 구무마족충니활

秪有蝸涎著壁乾 지유와연착벽간

顔氏一瓢甘陋巷 안씨일표감루항

遠公三笑憶廬山 원공삼소억려산

羡渠別有仙遊處 선거별유선유처

蒼鶴白雲相對閒 창학백운상대한

 

성품이 송백 같아 바위산에 붙어사니

기백절개가 이 차가운 세월에 있음을 누가 보랴

시렁 가득 쌓인 도서에 의탁하니 기쁘네만

천장에서 새는 빗물 책상마다 마르지 않으니 괴롭구나

달과 함께 취한 잠자리엔 둥근 목침에 지탱하고

가엽게 앉아서 시 읊을 땐 박산로 향로에 불 지피네

부귀영화 찾는 범인들은 이런 맛이 없으리니

자적하는 스님은 나와 함께 일신이 한가롭네

 

안개 숲속 짙은 절 두어 칸 방에 머물면서

오늘은 내게 와서 시리고 찬 생활을 위로하네

오래 동안 말이 진흙길에 발자국 남긴 적이 없는

누런 달팽이의 점액만이 벽에 말라붙어 있나니

안회가 한 바가지의 거친 음식과 누추하고 비좁은 곳에서도 달게 여겼고

혜원공과 세 사람이 크게 웃고 헤어지던 여산을 회상하며

크게 부럽게도 별천지에 신선놀음 하고 있음을

푸른 학과 흰 구름을 마주대하며 서로 한가롭네

 

이 성어의 발췌문은 시인이며 문인학자이신 송암 권호문(松巖 權好文 1532~1587)선생의 1700여수의 시중에 하나이다

 

이 시는 경북북부지역의 청량산을 여산에 빗대시고 시 제목을 청량산으로 돌아가는 원상인을 보내면서라고 하셨는데 필자의 생각은 불교의 역사에서 등장하는 원상인(圓上人)과 송암선생과는 동시대의 인물이 아니시기 때문에 여기 이 시에서 원상인(圓上人)은 이 산에서 은거하며 머리 깎고 도를 닦는 격이 높은 스님을 칭하시고 제목으로 정하시지 않았을까 나름 정리하며 또 선생은 옛 진()나라 고승 혜원(慧遠)이 여산(廬山)의 동림사(東林寺)에 있을 적에 일화인 손님을 전송 할 때 호랑이 계곡을 지나고 나니 호랑이가 울자 세 사람이 크게 웃고 헤어졌다는 옛 고사를 차용하여 읊은 시라서 이 시를 이해하고 해석하려면 아마 옛 문헌들을 독파해야 만이 가능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미친다

 

특히 표주박과 좁은 거리가 달다로 해석되는 표감루항(瓢甘陋巷)을 성어로 선택하고 표주박을 바가지에 담긴 물과 거친 음식에 연관 짓고 비좁은 거리를 누추하고 빈천한 삶으로 연관지어 해석에 첨가하는 것은 바로 공자가 제자 안회의 빈천한 삶에서 굴하지 않고 학문을 하는데 대한 고사를 차용한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데 필자가 선택한 오늘의 성어 표감루항(瓢甘陋巷) 표주박의 담긴 거친 음식과 좁고 누추한 곳에서 지내더라도 달게 여기다 라는 빈천한 삶을 비유한 이 성어를 현대인과 미래세대는 이해가 될지 솔직히 모르면서도 표감루항(瓢甘陋巷)을 화선지에 담고 성어문집 낭리담필에 남긴다

 

 

桓紀 9217610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