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전척번무 湔滌煩愗

백운선사 김대현 2020. 10. 20. 10:49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전척번무 湔滌煩愗


씻을 전湔 씻을 척滌 괴로워할 번煩 어리석을 무愗

번잡하고 어리석은 생각을 깨끗이 씻어내다

이 성어는 조선 개국 초부터 인조 때까지 약 250년 동안 쓰인 역사 생활 등에 관한 글로 편자 연대 미상의 야사 모음집인 대동야승(大東野乘)에 기옹만필(畸翁漫筆) 정홍명저(鄭弘溟著)에서 발췌하다 

余積年沈痼 萬事都廢 여적년침고 만사도폐 
惟日困惙 不自堪耐 유일곤철 불자감내 
稍間 偶取唐人詩集 伏枕披閱 초간 우취당인시집 복침피열 
其閑忙欣悴情境 宛然有足相感發者 기한망흔췌정경 완연유족상감발자 
且喜古人先我着鞭 謾錄若干警句 차희고인선아착편 만록약간경구
時自諷翫 以消遣云 시자풍완 이소견운
靑蓮少陵昌黎三大家 청련소릉창려삼대가 
以其篇章浩漫 不合尋摘 이기편장호만 불합심적 
其他名家諸作 其詞意涉於華艶 기타명가제작 기사의섭어화염 
與余病中懷思 不相侔擬者 여여병중회사 불상모의자
有同聾盲之於聲色 不能分別眞境 유동롱맹지어성색 불능분별진경 
故亡論美惡 悉置不收 고망론미악 실치불수 
蓋此錄 非欲示人 개차록 비욕시인 
只以余久病亡憀 時或寓目 지이여구병망료 시혹우목
湔滌煩愗 전척번무 
未必不敵淸涼散一服耳 미필불적청량산일복이 
癸未夏 畸翁書于淸靖軒 계미하 기옹서우청정헌 

나는 몇 년 동안 고질병으로 모든 일을 다 폐하고 
생각하니 날마다 괴롭고 고달파서 스스로 견디고 참기 어려웠는데 
점점 뜸하여 우연히 당나라 시인의 시집을 가져다 베개에 엎드려 열람하며 뒤져보니 
그 한가하며 바쁘고 즐거워하며 괴로워하는 정경이 마치 마음을 감동시킬 만한 것이 있었으니
또 옛 사람들이 나보다 먼저 손을 대어 기쁘고 오히려 약간의 경구를 기록해서 
때로 스스로 노리개삼아 읊으면서 소일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청련(이태백) 소릉(두자미) 창려(한퇴지) 3대가는 
그들의 지은 글이 풍부하고 질펀하게 많아서 따와서 평소생각하기에 합당하지 않고
그 밖의 명가들의 여러 작품들은 그 내용이 아름답고 화려하여 
내가 병중에 생각하고 품은 것과는 서로 견주고 비기는 것이 같지 아니하고
귀머거리와 장님이 함께 있으면서 소리와 빛의 진정한 지경을 분별하지 못하기에 
그러므로 좋고 나쁜 것을 이야기할 것 없이 모두 버리고 거둬들이지 못한다
대개 이 만록은 남에게 보이려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내가 오랫동안 병으로 의지할 데를 잊어 때로 혹 머무르고 보며 
번잡하고 어리석은 생각을 깨끗이 씻어내면 
반드시 청량산을 한 번 복용하는 것보다 대등하지 않다고 아니 할 뿐이다
계미년 여름에 기옹이 청정헌에서 쓴다

이 성어는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학자 기암 정홍명(畸庵 鄭弘溟1582~1650)선생이 집필한 기옹만필(畸翁漫筆)에서 발췌하였는데 선생은 본관이 연일(延日) 자는 자용(子容) 호는 기암 또는 삼치(三癡)이며 아버지는 우의정 정철(鄭澈)이고 송익필(宋翼弼) 김장생(金長生)의 문인이며 김장생의 아들 김집(金集)은 선생을 중히 여겨 국사(國士)로 대우하였으며 광해군 8년(1616) 문과에 급제 승문원에 보임되었으나 사임하고 그 후 예문관검열 홍문관정자 수찬 사간원 정언헌납 교리 이조정랑 1627년에 사헌부집의 병조참지 부제학 대사성을 역임한 후 자청해서 김제군수로 나가 선정을 베풀었고 인열왕후(仁烈王后)상을 마친 뒤 예조참의 대사간에 임명되었으나 모두 사양하고 고향으로 돌아갔으며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소모사(召募使)로 활약하였고 적이 물러간 뒤 고향으로 돌아가 벼슬을 사양하다가 다시 함양군수를 지내고 1646년 대제학이 되었으나 곧 병이 들어 귀향하였으며 1649년 인조가 죽고 대사헌 대제학에 임명되었으나 모두 나가지 않았는데 선생은 뛰어나게 총명하여 제자백가서에 두루 정통하고 고문(古文)에도 밝았으며 김장생의 영향으로 경전(經傳)을 으뜸으로 삼고 예학에도 밝아 김장생의 학통을 이었으며 저서로는 기옹집(畸翁集) 기옹만필(畸翁漫筆)이 있고 좌의정에 추증되었으며 시호는 문정(文貞)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참조]

번잡하고 어리석은 생각을 깨끗이 씻어내다 라는 의미의 오늘의 성어 전척번무(湔滌煩愗)를 읽으며 기암선생의 행장을 보고 또 그의 아버지 송강선생의 행장을 다시 읽어보니 조선조의 당파싸움에 서로 물고 물리는 형국에서 살기위한 방도가 그 당시로서는 최선인가 아닌가 번민하게도 생각이 오가는데 모씨는 송강선생을 완전히 매도하지만 송강선생의 행장을 읽어보면 그렇게 매도 할 일이 아니라는 것도 이해가 될 듯도 하다 그 당시 강력한 권력자의 정리가 없었기 때문에 중신들이 서로 잘 났다고 아우성 친 것이라 보면 그 누구의 잘잘못이 아니라 모두의 잘잘못이기 때문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 조선조의 당파싸움이야 말로 바로 민주주의 민의 대변이었다면 좋았을 것인데 각기 부류의 대변이다 보니 안타깝다 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지만 이런 치열한 싸움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 분단 된 반쪽의 나라에서라도 이 전통들을 물러 받아 민이 직접 일어나 세계의 모범적 민주국가로 독재와 싸우고 부패와 싸워 나라를 바르게 만들어 가는 나라로 국민이 만들고 있는 직접적 민주주의 정치로 나아가고 있지 않나하고 역설로 이야기를 펼쳐 본다 한반도 청구들녘은 삼신의 홍익정신이 살아 있기 때문에 서로서로 널리 이 사회를 이롭게 하는데 일익을 다 하다 보니 희망이 있고 미래가 있는 나라로 나아가고 이 어려운 코로나19 정국도 세계의 모범으로 대처하면서 이끌어 가는 민족임에는 틀림이 없는 나라 청구의 오늘의 하늘은 드맑다 왜 번잡하고 어리석은 생각을 깨끗이 씻어내는 전척번무(湔滌煩愗)를 휘호하고 성어문집에 담았기 때문일까


桓紀 9217년 9월 4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