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루골명간 鏤骨銘肝

백운선사 김대현 2021. 5. 21. 11:41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루골명간 鏤骨銘肝

새길 루뼈 골새길 명간 간

 

마음속 깊이 새기다

 

이 성어는 조선 후기의 학자이자 문신 서계 박세당(西溪 朴世堂1629~1703)선생의 시문집인 서계선생집(西溪先生集) 권오(卷五)에 사부제학소 두 번째 소(辭副提學疏 再疏)에서 발췌하다

 

倘少紆聖慮 俯軫賤微 당소우성려 부진천미

則其憫悼犬馬之垂斃 즉기민도견마지수폐

而不責以筋力之用者 이불책이근력지용자

將不待乎 蓋帷之施 장부대호 개유지시

而先其恩矣 今山陵迫近 이선기은의 금산릉박근

百僚趨職 莫敢或後 백료추직 막감혹후

而臣獨委塌床褥 手足不運 이신독위탑상욕 수족불운

實無以動身赴闕 隨班祗事 실무이동신부궐 수반지사

昧生成之大恩 負君臣之明義 매생성지대은 부군신지명의

至此而論其辜罰 誠覆載所難容 지차이론기고벌 성부재소난용

惟殿下曲加哀矜 削臣之職 유전하곡가애긍 삭신지직

付臣子法 其所以憫臣之情 부신자법 기소이민신지정

寬臣之罪 以幸臣而開其可生之路者 관신지죄 이행신이개기가생지로자

雖天地之德 父母之恩 尙不過是 수천지지덕 부모지은 상불과시

卽臣死之日 猶生之年 즉신사지일 유생지년

使臣鏤骨銘肝 效橫草之誠 사신루골명간 효횡초지성

必不足以酬報萬一矣 필부족이수보만일의

不勝幸甚 불승행심

 

혹시 임금님께서 염려하여 조금이라도 돌아봐주시어 미천한 신을 굽어 걱정하여 주신다면

거의 넘어져죽게 된 개 말과 같은 가엽고 불쌍한 신이

기를 다해 힘을 쓰도록 요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장차 임금님의 수레덮개와 휘장으로 덮어 주시길 바라지 않아도

먼저 은혜를 베풀어주신 것입니다 지금 산릉(임금들의 묘)의 일이 날짜가 임박하자

백료들이 직임으로 감히 혹시라도 뒤처지지 말자며 달려가는데

신은 홀로 침상에 누워 의지한 채 수족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실로 몸을 움직여서 조정에 나아가 반열에 참여하여 일을 공경히 받들지 못하였으니

어리석게도 보살펴주신 큰 은혜와 군신 간의 밝은 의리를 등져버렸으니

이에 이르러 그 허물과 벌을 논하면 진실로 하늘과 땅 사이에 용납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생각건대 전하께서는 애처롭게 굽어보시어 신의 직임을 삭제하고

신을 나라 법률에 붙이소서 그러한 것으로 신의 실정을 가엽게 여기시어

신의 죄를 너그럽게 용서하여 다행히 신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신 것은

비록 천지의 덕과 부모의 은혜라도 오히려 이보다 지나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즉 신이 죽는 날이 오히려 사는 해가 될 것입니다

신으로 하여금 가슴깊이 새겨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정성을 본받더라도

필시 보답하기에 만의 하나라도 부족할 것이오니

다행한 일이 없겠습니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조선 후기의 학자이자 문신 서계 박세당(西溪 朴世堂1629~1703)선생이 상소한 사부제학소 두 번째 소(辭副提學疏 再疏)의 일부이다

 

서계 박세당선생의 저서 중 1676년도에 저술한 농업서인 색경(穡經)이란 책은 22책 농사에 관한 경서라는 뜻으로 색경이라고 이름 붙여졌는데 지방의 농경법을 연구해 꾸민 농법기술서로 서문과 상 하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권에는 임지(작물 종류에 따라 토질이 달라야 하는 것) 변토(토질의 특징과 보호법) 경지(봄갈이 가을갈이를 때맞추어 하는 것)에 대한 총론적 풀이와 각종 개별 작물 과일 화훼 가축 포유류조류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보면 종곡으로 논벼 밭벼 보리 밀 조 기장 수수 콩 팥 참깨 들깨 삼 모시 목화 등에 대해 설명하고 종제과채법으로 오이 수박 박 동아 토란 아욱 가지 무 순무 겨자 생강 마늘 파 부추 상추 버섯 홍화 쪽 등의 재배법 종제수법으로 대 송백 오동 등의 재배법을 설명하고 있으며 또한 종제과법으로 배 복숭아 능금 등의 재배법 종제화법으로 연꽃 국화 등 화초와 약초의 재배법 그리고 과수의 접붙이는 법인 신접등 각 방법 등을 소상히 설명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돼지 등을 기르는 방법과 양어 양봉에 관한 내용도 기술되어 있고 하권에서는 양상과 양잠경으로 크게 나누어 세분된 항목에 따라 잠종처리로부터 고치실 뽑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서술하고 이어서 전가월령 전가점험 제주 제초 등이 첨부되어 있으며 전가월령은 12개월 농사의 월력이고 전가점험은 월별로 농사를 점치고 천문류와 지리류 초목 조수 간지 등과 연결시켜 일기 기후 농형 등을 예보하는 방법을 논술한 것이며 이상과 같이 이 책은 농림축잠 전반에 걸쳐 계통적으로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으며 양어 양봉 및 농산제조 까지도 언급 되어 있고 농사를 점치는 법도 덧붙여 있으며 따라서 종래의 농서에 비해 내용이 광범위하고 체계화되어 있어 뒤에 나온 산림경제와 같은 소백과서의 선구격인 저서라 할 수 있고 이 책의 내용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담배의 재배 및 제조법의 기재와 다양한 접목법의 설명 그리고 각종 농작물마다 의료품으로서의 용도를 덧붙여 설명으로 엮어놓아 농학체계화에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참조)

 

마음속 깊이 새기다 라는 의미인 오늘의 성어 루골명간(鏤骨銘肝)은 은덕을 입었을 때 쉽게 잊지 않기 위해 가슴 뼈 속까지 깊숙하게 새겨 두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을 새겨두었다가 보답 보은의 길이 있을 때는 미련 없이 행하는 것이 인간지사일 것이다 오늘 성어풀이 중 사계선생의 저서 색경을 소개한 것은 우리의 선현들께서는 경전만이 아니라 실질적 생활서적도 집필하셨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이며 산야초 농장일 땜에 며칠 붓을 놓았더니 그새 붓이 가고자 하는 대로 손이 따라 가니 초보 농사꾼이 밭갈이 한 모습 같아 허허 웃으며 백운필담에 담는다

 

桓紀 9218(신축)410일 오전에 白雲仙士 金大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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