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표묘수발 縹緲秀發

백운선사 김대현 2021. 5. 28. 16:57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표묘수발 縹緲秀發

옥색 표아득할 묘빼어날 수쏠 발

 

아득하고 한없이 빼어나게 아름답다

 

이 성어는 조선 후기 성리 학자인 심재 조긍섭(深齋 曺兢燮 18731933)선생의 시문집인 암서집(巖棲集) 권이십이(卷二十二)에 낙봉정 기(洛峰亭記)에서 발췌하다

 

洛峰亭記 락봉정기

余友安復初以其所述洛峰亭重建事實求余記 여우안부초이기소술락봉정중건사실구여기

盖君之先處士嵋東公甞於所居之左兩麓間 개군지선처사미동공상어소거지좌량록간

愛其頗有林磵之趣 營移書屋 애기파유림간지취 영이서옥

且從朴上舍文會求洛峰亭題額 以遺諸子而沒 차종박상사문회구락봉정제액 이유제자이몰

今者諸子孫始成其志 至屋制之止三間 금자제자손시성기지 지옥제지지삼간

亦遵遺令而不越其謀建也 역준유령이불월기모건야

族里之人 咸助金役力 不數月而告功 족리지인 함조금역력 불수월이고공

則公之德義之在人心 久而不渝可尙也 즉공지덕의지재인심 구이불투가상야

余未知 洛峰之名 取義云何 여미지 락봉지명 취의운하

然亭之距洛不里 而爲山所蔽 연정지거락불리 이위산소폐

所見者 惟峰而已 洛之水迤邐四百餘里 소견자 유봉이이 락지수이리사백여리

至此而益廣以深 其浩渺之勢 在於意想之中 지차이익광이심 기호묘지세 재어의상지중

而亭之西南 則彌陁闍崛諸峰 이정지서남 즉미타자굴제봉

縹緲秀發 環列而停峙 표묘수발 환렬이정치

譬 則如正人君子其度量之宏深肆大者 비 즉여정인군자 기도량지굉심사대자

藏於中 而不可見 所見者 惟毅然 特立之氣像 장어중 이불가견 소견자 유의연 특립지기상

著於其表而已 嵋東公少有文學 저어기표이이 미동공소유문학

而尤篤於孝友 其日用所施措 이우독어효우 기일용소시조

多有默而成之 不言而信者 다유묵이성지 불언이신자

而至於辭受行止之間 介然不苟 이지어사수행지지간 개연불구

足爲後人之楷範 족위후인지해범

則其於深沈其中 而峭拔其外者 즉기어심침기중 이초발기외자

可謂類而象之 名之得 無取是然哉 가위류이상지 명지득 무취시연재

余雖不及見公 而久從復初遊 여수불급견공 이구종부초유

深服其淵然之量 要得公之髣髴 심복기연연지량 요득공지방불

第未知公之諸子孫 其能肖 峻拔挺特之像者誰歟 제미지공지제자손 기능초 준발정특지상자수여

余故書此以覬見之 여고서차이기견지

 

낙봉정기

안복초 내 친구가 자신이 지은 것 낙봉정 중건 사실의 기문을 내게 요구하였다

아마 군의 선친 처사 미동공이 일찍이 살던 곳의 왼쪽 두 산기슭 사이에

자못 숲과 골짜기 개울의 정취가 있는 것을 사랑하여 공부방을 지어 옮기려고

또 나아가 상사 박문회에게 낙봉정 제액을 요구하고 여러 아들에게 남겨놓고 돌아가셨다

지금은 여러 자손들이 비로소 그 뜻을 이루어서 공부방에 이르러 세 칸에 그쳐 지은 것은

또한 유언을 따라서 도모하여 짓는 규모가 그것을 넘지 않았다

종족이 사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금전으로 돕고 힘을 모아 수개월 되지 않아 일을 마치니

즉 미동공의 덕의가 사람들 마음에 있어 오래 지나도 달라지지 않으니 가히 숭상할 만하다

나는 낙봉이란 이름이 무슨 뜻을 취한 말인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정자가 낙동강과의 떨어진 거리가 몇 리 되지 않는데 산이 가리고 있는바

보이는 것은 오직 산봉우리 뿐이다 낙동강 물이 400여리를 구불구불 이어져

여기에 이르러 더욱 넓고 깊어지는데 그 넓고 아득한 형세는 상상 가운데에 있다

정자의 서남쪽은 즉 미타산 자굴산 등 여러 산봉우리가

아득하고 한없이 빼어나게 아름답고 빙 둘러서 늘어서서 우뚝 멈춰서 있다

비유하면 즉 정직한 군자는 그 도량이 넓고 깊으며 분방하게 큰 것은

속에 숨겨져 가히 볼 수 없고 보이는 것은 오직 의연하게 우뚝 선 기상으로

그 바깥으로 드러난 것 그 뿐인 것 같다 미동공은 젊은 시절에 문학이 있었고

더욱 효도와 우애에 돈독하여 일용 생활에서 베풀고 두는 것은

대다수 조용히 하여 그것을 이루고 말하지 않아도 믿는 것은

사양하고 받고 행하고 그치는 사이에 이르러서는 마음에 걸리지 않고 구차하지도 않게

후인들의 본보기가 되기에 충분하였다

즉 그 가운데 깊이 가라앉으면서 바깥으로 웅장하게 솟은 것은

그 모습이 비슷하게 닮았으니 낙봉이란 이름은 이런 것을 취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내 비록 공을 미처 보지는 못했지만 오랫동안 복초와 서로 교유하며 따르면서

그의 연못같이 깊은 도량에 깊게 감복하고 공의 모습을 얻으려고 요구했었다

만일 공의 여러 자손들 중에 준걸하고 빼어난 모습을 능히 닮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내 이런 까닭으로 이 글을 쓰노니 이것을 보기 바란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조선 후기 성리 학자인 심재 조긍섭(深齋 曺兢燮 18731933)선생이 친구 안식원 복초(安植源 復初1868~1945)선생의 부탁으로 쓴 낙봉정기(洛峰亭記)이다

안식원(安植源 1868~1945)은 자는 복초(復初) 호는 성암(惺菴) 본관은 순흥(順興)이고 경상남도 의령군 부림면 구산리(龜山里)에서 살았으며 미동(嵋東) 안종락(安鍾洛 1826~1892)아들이고 만구(晩求) 이종기(李種杞 1837~1902)의 문인이며 노상직(盧相稷) 허채(許埰) 김병린(金柄璘) 송준필(宋浚弼) 등과 교유하였고 저서로는 성암집이 있다 [한국고전번역원 종합DB에서]

 

아득하고 한없이 빼어나게 아름답다 라는 의미인 오늘의 성어 표묘수발(縹緲秀發)은 우리산천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가장 적절한 말인 것 같다 우리의 산야가 특출하게 확 드러나게 아름답지도 않으면서 보면 볼수록 아득하게 다가오는 묘한 아름다움이 사람의 발길을 멈추듯 표묘수발의 말뜻도 우리의 산야 같으니 붓 들고 백운문집에 아니 담겠는가

 

桓紀 9218(신축)417일 비 오는 오후에 白雲仙士 金大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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