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출기제승 出奇制勝

백운선사 김대현 2020. 3. 13. 13:14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의 囊裏談筆]


 출기제승 出奇制勝


 

날 출기이할 기마를 제이길 승

 

상대방이 생각하지 못한 특출(特出)한 전략(戰略)을 이용하여 승리(勝利)를 획득(獲得)함을 이르는 말

 

출기제승의 용례는 손자병법 사기 등에 있으나 가급적 우리의 선현들이 쓰신 용례를 찾아보니

이규보(李奎報)선생의 문집 동국이상국전집 권제삼십일 표(東國李相國全集卷第三十一 表) 12361016일 왕에 올린 퇴직을 비는 걸퇴표(乞退表)에 용례가 있어 몇 문장 옮겨 오다

 

但國家多難之時 居宰相非據之地

단국가다난지시 거재상비거지지

旣不得出奇制勝 掃戎醜之腥涎

기불득출기제승 소융추지성연

 

다만 국가가 많이 어려운 이때에

가당찮게 재상의 지위에 앉아서

미리 신기한 꾀를 내어 승리할 것을 마련하여

비린내 나는 되놈들을 쓸어버리지 못하였다

 

이규보선생은 재상으로 있으면서 오랑캐를 물리치지 못한 것에 대한 소회를 기록하면서 출기제승하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고 퇴직의 표를 왕에게 올리었다

 

개인이나 가정이나 국가나 어려울 때는 다함께 좋은 계책 꾀를 도모해서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최우선의 과제가 아닐까

이번 역병괴질 같은 일이 벌어진 현 상황도 나라를 믿고 서로 아옹다옹 하지 말고 하나로 뜻을 모아 지혜를 짜낸다면 좋은 대응방법과 해결책을 찾아내어 서로 참고 도우면서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닭털 붓에 먹물 묻혀 출기제승을 휘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