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박자부지 博者不知

백운선사 김대현 2020. 3. 27. 09:39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박자부지 博者不知

   

 

넓을 박놈 자아닐 부알 지

 

넓게 두루 안다는 자는 제대로 깊이 알지 못한다

 

이 박자부지 성어는 老子에도 나오지만 조선 순조 때 학자 홍석주(洪奭周 1774~1842)선생의 시문집 연천선생문집 권지십칠(淵泉先生文集 卷之十七) 서하(書下)에 새길만한 글이 있어서 소개해 본다

 

知者不博 博者不知 愚甞甚愛其言

지자불박 박자부지 우상심애기언

何則 博者必不專 不專者其業必不精

하칙 박자필부전 부전자기업필부정

博者必分 分者其神必不完

박자필분 분자기신필불완

其神不完 其業不精 而能有知者未之有也

기신불완 기업부정 이능유지자미지유야

 

제대로 깊이 안다는 지자는 잡다하게 알지 못하며 두루 아는 박자는 제대로 알지를 못한다

어리석게도 일찍이 이 말을 매우 좋아했다

왜냐하면 두루 아는 박자는 반드시 온전하지 못하며

온전하지 못한 자는 그가 하는 일이 반드시 정밀하지 못하고

두루 널리 아는 자는 반드시 분란하므로

분란한 자는 그 정신이 반드시 완전하지 못하다

그 정신이 완전하지 못하고 그 일이 정밀하지 못하므로

능히 깊이 제대로 아는 자는 있으나 그것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

 

知者의 설명 하나만으로도 연천 홍석주선생님의 논리는 과히 유교성현의 경지임에는 틀림이 없으신 것 같다 연천선생님이 설파하시고자 하는 뜻을 제대로 헤아려 번역이 되었는지는 사실 필자는 자신이 없다

한문학 전공을 하지도 않았고 어릴 적 할아버지께 배운 동문선습 명심보감 중용까지 배웠지만 그 모든 것은 이미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한문한자에 해박한 지식은 전혀 없다

 

다만 필자는 우리의 조상님들이 만든 한자는 우리의 문자이기 때문에 생전에라도 잊지 않으려고 하나라도 습득을 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의 일환에서 성어들을 공부하다가 우연히 좋은 문장을 찾게 되고 그것이 재미있어서 기록으로 남겨두고 추지대엽같은 붓글씨를 남겨두는 재미도 쏠쏠하기에 암도 잊고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면서 즐길 뿐이다

 

지자불박 박자부지처럼 필자는 많이 두루널리 알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한 곳에 집중적인 지자의 경지도 터득하지를 못한 그저 평범한 작가일 뿐이지만 남기고 정리하는 이것도 학습의 일종이니 이 일을 마다하지 않고 즐기면서 박자부지를 휘호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