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물위무지 勿謂無知

백운선사 김대현 2020. 4. 17. 09:58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물위무지 勿謂無知

 

말 물이를 위없을 무알 지

 

아는 게 없다 이르지 말라

모를 것이라 말하거나 그 생각을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이 성어는 고문진보 후집 대보잠(古文眞寶 後集 大寶箴)에 나오지만 우리 조선 중기의 관료 인문학자이며 의학자이고 대저술가인 문충공(文忠公) 서애 유성룡(西厓 柳成龍 1542-1607)선생의 문집 서애선생문집권지십팔(西厓先生文集卷之十八)에 독침불괴금명(獨寢不愧衾銘)

혼자 자도 이불침낭에 부끄럽지 않은 명()에 용례가 있어서 발췌하여 본다

 

暮夜之暗 帝其我莅 모야지암 제기아리

屋漏之幽 神其爾伺 옥루지유 신기이사

勿謂無知 其機孔彰 물위무지 기기공창

勿謂何傷 其慝將長 물위하상 기특장장

莫見者隱 莫顯者微 막견자은 막현자미

斯須不謹 衆惡皆歸 사수불근 중악개귀

해가 진 깜깜한 깊은 밤에 하나님이 나에게 임하시고

그윽하고 조용한 혼자만의 방에는 하나님의 신명이 살피시니

모르실 것이라 말을 하지마라 그 기미는 매우 뚜렷하다

어떤 것이 나쁘다고 말을 하지마라 그 간사함이 장차 크게 자라니

숨길수록 더 잘 보이는 게 없고 작다하지만 더 잘 드러나는 게 없다

즉 잠깐이라도 삼가 하지 않으면 모든 잘못이 나에게로 돌아온다

 

필자가 제()를 하느님이라 하지 않고 하나님이라고 번역한 이유는 우리의 선현들이 기독교가 이 땅에 전파되기 이전부터 이미 우리민족은 하나님의 명호로 써오는 오던 것이라 자연스럽게 하나님으로 번역하였으며 조선조 16세기 노계 박인로(蘆溪 朴人老 1561-1642)선생의 가사문집에 태평가 소유정가 노계가등에 한글로 뚜렷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을 근거로 삼으며 기독교의 하나님이랑 무관함을 알린다

우리민족은 일찍 일 만여년 전에 나라를 개국 한 태초부터 하나님께 제사를 올리며 그것을 계승하여 이어온 민족 중에 유일한 민족이라 우리는 우리 스스로 천손이라 하며 이 사실을 아는 북경 연경의 사람들은 우리를 천자국이라 일컬어 온 것이다

 

서애선생의 문집에는 제() 즉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 시나 글이 여러 편 있다는 것을 필자는 우리 선현들이 원래부터 믿고 있던 토속적 우리의 하나님에 대한 글이나 시를 쓴 선현들의 글을 찾던 중 우연히 서애선생이 남긴 여러 편의 글들을 보았으며 그것을 수집 작업 중이다

 

물위무지 모를 것이라 미리 짐작해서 말하지도 말라 세상은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다 드러나게 마련이다

 

부슬부슬 만물의 생기를 북돋우려 봄비는 대지를 적시는 아침에 필자는 갖고 있는 모든 것 실력과 필력을 끄집어내어 화선지 위에 물위무지를 먹물로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