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롱권난정 弄權亂政

백운선사 김대현 2020. 4. 18. 09:26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롱권난정 弄權亂政

 

희롱할 롱저울추 권어지러울 란정사 정

 

권력을 마음대로 쓰고 정사를 어지럽히다

권세를 부리고 정치를 어지럽게 하다라는 의미

 

조선 세종 때 6진을 개척하고 지략이 뛰어나며 강직했던 문신으로 계유정난 때 수양대군 세력에 의해서 안타깝게도 살해된 절재 김종서(節齋 金宗瑞1383~1453)선생이 생전에 여러 학자들과 함께 왕명을 받아 편찬한 고려 왕조의 역사책 고려사절요 권지일 태조신성대왕(高麗史節要 卷之一 太祖神聖大王)에서 이 성어 롱권난정의 용례를 발췌하여 본다

 

且其曾屬官寺奴婢 津驛雜尺 或投勢移免

차기증속관사노비 진역잡척 혹투세이면

或附王侯宮院 姦巧言語 弄權亂政

혹부왕후궁원 간교언어 롱권란정

以致灾變者 必有之矣

이치재변자 필유지의

雖其良民 不宜使在位用事

수기량민 불의사재위용사

또 일찍이 관청의 노비와 진(나루) (마차역)의 잡종직에 속했던 무리들이 권세 있는 사람에게 의탁하여 옮겨 다니면서 면하거나

왕후나 궁관리에 붙어 말을 간사 교묘하게 하여 권세를 부려 으스대며 정치를 어지럽혀서

재앙과 변고를 일으키는 자가 반드시 있으므로

비록 그 선량한 백성이라도 벼슬자리에 두어 정사를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고려 태조 왕건(太祖 王建)황제의 훈요10(訓要十條)8조에 차령산맥 이남과 공주강 밖은 산형과 지세가 모두 등을 돌리고 역적의 지세니 사람의 인심 역시 그러하므로 그 아래의 주나 군의 사람이 조정에 참여하여 왕후와 왕의 친척과 혼인하여 나라의 정권을 잡게 되면 국가를 변란하게 하거나 백제가 통합당한 원망을 품고 임금의 거둥하는 길을 범하여 난리를 일으킬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훈요 8조에 이와 같이 훈령을 내렸다고 고려사절요에 기록되어 있다

 

필자가 생각건대 위의 훈요는 조금은 꾸밈이 있지 않았나 유추해 본다 이것을 토대로 이씨 조선의 훈조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규범을 제시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보며 어찌하든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잡고 국민을 위해서 합당하게 사용한다면야 무슨 걱정이 있겠나마는 가끔씩은 국민을 위한 척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정치를 일삼으면서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부류가 있었고 오늘날도 있으니 안타까운 것이다

 

롱권난정을 부리는 이런 부류의 위정자가 없어야 세상이 밝게 돌아가듯이 봄비가 멈추니 만물은 더욱 생기발랄한 기지개를 펴는 아침에 롱권난정의 무리가 없길 바라면서 뾰얀 화선지에 까만 먹물을 닭털 붓에 묻혀서 과감하게 휘둘러 버린 상큼한 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