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덕습청통 德襲淸通

백운선사 김대현 2020. 5. 1. 11:56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덕습청통 德襲淸通

 

덕 덕엄습할(계승)맑을 청통할 통

 

덕은 청명하고 통달한 것을 이어받다

 

이 성어는 신라 말기의 문신인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857~?)선생이 당나라에서 귀국한 뒤에 886(정강왕1) 당나라에 있을 때에 지은 작품을 28권의 문집으로 간추려서 정강왕에게 바친 계원필경집(桂苑筆耕集) 별지 이십수(桂苑筆耕集卷之七 別紙 二十首)에 도지배철상공(度支裴徹相公) 즉 탁지 배철 상공에게 보낸 글에서 발췌하여 본다

 

伏以 복이

相公 德襲淸通 道資恭儉 상공 덕습청통 도자공검

歷遊華貫 高陟台衡 력유화관 고척태형

當聖君巡幸之初 見賢相變諧之業 당성군순행지초 견현상변해지업

而乃鴒原陷難 鳳閣辭榮 이내령원함난 봉각사영

蹔屈跡於外藩 尋秉權於大計 잠굴적어외번 심병권어대계

 

엎드려 생각건대

상공은 청명하며 통달한 덕을 이어 받고 도는 밑바탕이 공손하고 검소하여

화려하고 높은 관직에 두루 역임하고 재상 태형의 지위에 올랐다

마땅히 성군이 순행할 초기에 요행히 어진 재상의 조화로운 사업을 보게 되었는데

이에 그만 형제 영원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니 봉각의 영화를 사양하고

잠시 바깥 움막에 자취를 굽혔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큰 계획으로 다시 권세를 잡게 되었다

 

계원필경은 204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 고운선생이 고변(高騈)의 종사관(從事官)으로 있을 때 대작(代作)한 시문들로 거의 당나라와 중원에 대한 글이며 서문에 아버지의 분부를 깊이 명심하고 당나라에 가서 피나는 노력 끝에 과거에 급제한 사연과 고변의 종사관으로 근무하면서 많은 문서를 맡아보았던 성공담을 기술한 책이다

 

이 성어의 덕습청통처럼 덕을 받되 청명하고 통달한 덕을 받는다면 더 할 나위 없이 감사하듯이 중용에 만물병육이불상해 도병행이불상패 소덕천류 대덕돈화 차천지지소이위대야(萬物竝育而不相害 道竝行而不相悖 小德川流 大德敦化 此天地之所以爲大也) 자연의 만물이 서로 자라고 서로 해를 끼치지 않으니 길은 서로 엇갈리지만 서로 상하지 않으며 작은 덕은 냇물처럼 흐르고 큰 덕은 인간세상을 감화시키니 이 천지가 위대하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덕을 자연스러운 듯이 덕은 자연만물의 흐름과 같은 것이라서 인위적으로 덕을 갈고 닦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냇물처럼 즉 삼라만상의 섭리처럼 우리 인간의 덕도 그렇게 흐르고 쌓으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