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윤집궐중 允執厥中

백운선사 김대현 2020. 5. 7. 10:30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윤집궐중 允執厥中



진실로 윤잡을 가운데

진실로 그 중심을 잡다

진실로 가장 합리적이고 마땅한 것을 잡다라는 의미이다

이 성어는 논어 요왈(論語 堯曰)편에 나오는 성어지만 필자는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 857~?)선생의 문집 고운선생문집권지삼 비(孤雲先生文集卷之三 碑)에 대숭복사비명병서(大嵩福寺碑銘竝序)에서 발췌하여 본다

 

聖祖大王元聖王 撫而告曰 성조대왕원성왕 무이고왈

余而 汝也 祖也 여이 여야 조야

而 上同 欲建佛像 飾護予陵域 이 상동 욕건불상 식호여릉역

小心翼翼 經始勿亟 소심익익 경시물극

佛之德 予之力庇爾躬 불지덕 여지력비이궁

允執厥中 天祿永終 윤집궐중 천록영종

 

성조대왕(선덕여왕)이 원성왕을 어루만지며 고하길

나는 너의 선조이다

네가 위와 같이 불상을 세우고 나의 릉역을 돌보려고 하는데

조심하고 조심해서 급하게 시작하려고 하지 마라

부처의 덕과 나의 힘이 너의 몸을 감싸줄 것이다

진정으로 마땅하게 잡는다면 하늘의 복록을 끝까지 오래도록 누리리라

 

윤집궐중(允執厥中) 이성어는 논어에 요왈 자이순 천지력수 재이궁 윤집궐중(堯曰 咨爾舜 天之曆數 在爾躬 允執厥中) 즉 요임금이 순임금한테 왕위를 물려주면서 하늘이 내린 차례가 당신에게 있으니 진실로 그 중심을 잡으라고 한 대목에서 유래가 되었다

서경에는 인심유위 도심유미(人心惟危 道心惟微) 유정유일 윤집궐중(惟精惟一 允執厥中)이라 즉 사람들의 욕심은 위태롭고 도심은 미미하니 오직 정밀하고 한 결 같이 하면 그 중심을 잡을 수 있다라는 것과 같이 이 성어의 쓰임과 용례는 무수히 많다

그럼 여기서 중()이란 단순히 가운데 중심만을 말하는 것일까하고 의구심이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학문을 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닐 것이다

중용에서 희로애락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중()이라하고 이미 드러났지만 절도에 맞는 것은 화()이다 중은 천하의 근본이고 화는 천하에 통달한 도()라고 한다

즉 중은 가운데 복판을 의미하는 한자어인데 여기서 중은 단순한 가운데를 의미하지는 않는 것 같다

우리가 윤집권중의 성어를 공부하면서 가운데를 잡으라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의중을 드러내지 않고 어떤 사안에 옳고 그름이 분명 있는데도 옳은 쪽에 서지 아니하고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면서 어중간하게 중간을 지키는 경우의 분들을 접할 때가 많을 것이다

그분에게 왜 그렇게 하시느냐고 물어보면 그분의 대답은 십중팔구 분명 중도를 지키기 위해 그랬었다고 주장 할 것이다

윤집궐중 중간을 잡으라는 것은 가장 합리적이고 마땅한 것을 잡으라는 것이지 치우치지 말라는 의미는 분명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를 되새기며 붓을 들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