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력출간격 瀝出肝膈

백운선사 김대현 2020. 5. 6. 08:37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력출간격 瀝出肝膈

 

거를 력날 출간 간흉격(횡격막)

 

가슴속 간을 걸러 드러내다

속마음 심정을 다 드러내다라는 의미이다

 

이 성어는 조선조 승정원일기 46책 인조 13(1635) 120일 신미일 기사에 피척(被斥)받은 일을 인혐(引嫌)하여 개차(改差)를 청하는 이성구(李聖求)의 상소에서 발췌하여 소개한다

 

惟望聖慈 유망성자

天地父母 指示生道 천지부모 지시생도

亟許鐫改 以安愚分 극허전개 이안우분

以重名器 公私幸 이중명기 공사행

縮伏數日 恭竢物議之發 축복수일 공사물의지발

而一味容默 亦所不敢 이일미용묵 역소불감

瀝出肝膈 陳露一二 력출간격 진로일이

不勝慙惶戰灼之至 불승참황전작지지

謹昧死以聞 근매사이문

 

오직 자애로운 성상께 바라옵건대

천지의 부모와 같은 성상께서 살아 갈 길을 가르쳐 주시어

속히 새기고 고치길 허락하시고 어리석은 마음 분수에 맞게 편안해지고

명기를 중히 여기고 공사가 다행스러우며

며칠 동안 웅크리고 엎드려 있으면서 공손히 물의가 시작되기를 기다립니다

하나같이 침묵을 지키고 또한 그것을 감당할 수 없으므로

속마음을 다 드러내어 한두 가지 펼쳐서 밝혀내니

지극히 부끄럽고 황망하여 두려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옵니다

삼가 어리석게도 죽음을 무릅쓰고 아룁니다

 

이 성어는 필자가 임의로 선택한 성어이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솔직하게 자기 속에 든 내면의 세계를 드러내어 보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 속을 드러내어 보인다는 한자어로는 력출간격이 가장 적당할 것 같아서 승정원일기에서 선택 발췌하여 본다

이와 유사한 뜻으로 사용하는 문구는 사차간격(瀉此肝膈) 이 심정을 쏟아내다 자경간격(玆罄肝膈) 이에 심정을 모두 드러내다 류출간격(流出肝膈) 속마음을 토로하다 등이 있으나 력출간격을 택하여 대표로 선택한 신생성어이다

필자는 우리의 선현들이 쓴 문구를 성어로 선택해서 소개하는 이유는 학문이든 뭐든 모든 것이 우리의 근원을 우리의 것에서 찾으려하지 않고 천편일률적으로 중국이나 외국에서 찾으려는 아주 나쁜 좋지 못한 습관을 바로 잡기위해서이다

그 마음을 력출하여 력출간격을 휘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