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념담퇴수 恬憺退守

백운선사 김대현 2020. 5. 8. 09:20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념담퇴수 恬憺退守

 

편안할 념편안할 담물러날 퇴退 지킬 수

 

편안하고 담담하게 자신을 지키며 물러나다

편안하게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의 본분을 지키며 물러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성어는 조선 후기의 문신 미수 허목(眉叟 許穆 1595~1682)선생의 시문집인 기언별집권지팔(記言別集卷之八)에 간성 군수(杆城郡守)로 부임하는 박덕일(朴德一)을 전송하는 서(送杆城郡守朴德一序 )에서 발췌하여 본다

 

纓冠佩玉 當尊榮貴富之途 擧世趨之 영관패옥 당존영귀부지도 거세추지

而或有去之而不顧者 이혹유거지이불고자

然諾相傾 馳騁賓客之譽 擧世慕之 연낙상경 치빙빈객지예 거세모지

而或有恥之而不爲者 이혹유치지이불위자

辭尊居卑 恬憺退守 사존거비 념담퇴수

擧世笑之 而或有樂而終其身者 거세소지 이혹유악이종기신자

君之志可知也 군지지가지야

선비는 마땅히 높은 관직에 올라 부귀영화의 길에 세상이 거들어 따라가지만

혹 버리고 돌아보지도 않는 자가 있으며

한번 승낙하여 서로 기운 듯이 말을 타고 빈객의 명예를 세상엔 거들고 흠모하지만

혹 수치로움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가 있으니

높은 벼슬은 사양하고 낮은 직책에 살면서 담담하게 자신의 본분을 지켜내면서 물러나고

세상이 거들어 그것을 비웃지만 혹 즐거워하며 자신의 몸을 끝까지 지켜내는 자가 있으니

군의 뜻은 가히 알 만하다

 

이 성어는 조선 숙종 때의 문신이자 학자인 미수 허목(許穆 1595~1682)선생이 1664년 간성군수로 떠나는 친구 덕일 박길응(德一 朴吉應 1598∼?)군수에게 보낸 편지에서 발췌하였는데 여기서 간성은 지금의 강원도 고성지방을 일컫는다

박덕일선생은 승정원승지를 역임하고 참판에 이르렀으며 학문을 매우 좋아하여 성인이 되는 방법 곧 학행일치의 법을 연마하였다고 전하며 저서로는 우주요괄(宇宙要括) 학안록(學顔錄)등이 있다고 한다

여기서 미목선생의 글을 읽으면 박덕일선생은 대단한 인품의 소유자임을 알 수가 있다

진정한 선비란 고관대작 부귀영화를 쫒고 온 세상의 이목에 휩쓸려 자기의 본분을 망각하고 으스대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고 자기 자신을 냉철하게 살펴서 경계하고 근신하며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스스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알아차려서 행하여야 선비다운 선비라고 할 수 있다

이 선비의 정신을 실천하고 행하는 것은 곧 성인의 경지에 다다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일 것인데 이를 실천하는 박덕일선생의 성품은 아마 성인의 경지에 다다를 정도로 대단하셨던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해 보며 크게 알려져 있지는 않았지만 또 한분의 참된 어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기쁘다

념담퇴수 편안하게 담담히 현직에서 물러나 자기 자신의 본분을 지켜나간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사람의 처신은 언제 어디에 있든 매사가 중요하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행하여야 할 것이라 믿으며 념담퇴수(恬憺退守)를 휘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