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주정지공 主靜之功

백운선사 김대현 2020. 5. 13. 10:29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주정지공 主靜之功

 

주인 주고요할 정갈 지공 공

고요함을 주로 하는 공부

몸을 재계하고 옷깃을 단정하게하고 조용히 침묵을 지키는 공부를 의미한다

 

이 성어는 조선후기 종부시주부 공조참의 사성 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인 미호 김원행(渼湖 金元行1702~72)선생의 시문집 미호집권십이 서(渼湖集卷十二 書)에 이민철에게 답(答李敏哲)하는 글에서 발췌하여 본다

 

主靜之功 亦可謂知要 주정지공 역가위지요

第試用力觀如何也 제시용력관여하야

先賢又有謂 主靜不如主敬 선현우유위 주정불여주경

此言又如何 차언우여하

無論主靜 主敬 能有實心而善學焉 무론주정 주경 능유실심이선학언

千門萬戶皆入得這箇室堂 천문만호개입득저개실당

只欠了此四字 爲可悶耳 지흠료차사자 위가민이

 

고요함을 주됨으로 하는 주정의 공부는 또한 가히 요점을 아는 것을 이른다

차례로 시험 삼아 힘을 쏟으면 어떠한가를 살펴야 할 것이다

선현들이 또 주정은 주경만 같지 못하다고 하였다

이 말은 또 어떠하다는 건가

주정과 주경을 논함 없이 능히 실심으로 잘 배울 수 있다면

수천만의 문호라도 모두 하나하나 실과 당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모자라는 것은 이 주정주경 넉자 공부에 부족한 것일 뿐이다

 

이 성어는 앞에 청심양기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살아감을 편안하면서 엄숙하게하고 옷깃을 바르게 하여 조용히 지내면 그것이 엄숙하고 고요한 주정(主靜)의 공부요라고 하였는데 무슨 말인지 아리 송송 알 듯 말 듯 이해하기가 더욱 꼬이지 않을까 생각되어 진다

옛 미호선생님처럼 학문에 깊숙하게 접근하지 않는 이상은 주정은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을 선뜻 이해가 간다면 상당한 지적소유자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주정(主靜)이라는 말은 북송의 유학자 주돈이(周惇頤 1017~1073)의 태극도설(太極圖說)에 성인이 中正仁義로써 정하되 정()을 주됨으로 하여 사람의 법을 세웠다(聖人定之以中正仁義而主靜 立人極焉)라고 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이런 설들을 끄집어내어 살피면 살필수록 더욱 일반인들은 학문은 난해하다고 한다 하지만 학자들은 어렵게 더 어렵게 빠져 들어가서 그 본질의 중심을 파헤치는 즐거움은 말벌의 벌집을 건드려 꿀을 따 먹는 것과 같은 매력 달콤함이 있기 때문이라고들 이야기 한다

그런데 아둔한 필자는 책만 읽은 옛 학자들이 할 일이 없으시니 글 작난 말장난에 작난을 부려 장난을 쳐서 후세인들을 더욱 아리 송송하게 미궁에 헤매게 하실려고 재미삼아 한 장난이니 너무 그 안에 빠지지 말라고 웃으면서 권하고 싶다

그냥 말 그대로 조용하게 사심없이 한 곳으로 푹 빠져드는 공부가 주정지공(主靜之功)이니 그냥 붓 들고 주정지공에만 몰두하면 작품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