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무소불통 無所不通

백운선사 김대현 2020. 6. 17. 10:34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무소불통 無所不通

무소불통

없음 무바 소아닐 불통할 통

 

통하지 않는 바가 없다

모르는 것이 없고 미치지 않는 것이 없다

 

이 성어는 조선시대 편찬자 연대 미상의 편자가 조선 건국 초부터 인조 대까지 약 250년 동안의 조선시대 야사(野史)를 모은 대동야승(大東野乘)에 기옹만필(畸翁漫筆) 저자 정홍명(鄭弘溟)편에서 발췌하다

 

一學老宿 桑門宗師也 일학로숙 상문종사야

入定五臺山 殆五十年而化去 입정오대산 태오십년이화거

嘗言少從栗谷遊山 行過一處 상언소종률곡유산 행과일처

有小泉出石竇 衆皆聚飮 유소천출석두 중개취음

栗谷亦命酌取 一啜曰 률곡역명작취 일철왈

此水之絶味也 衆固不知有異 차수지절미야 중고불지유이

栗谷曰 凡水淸者佳 淸則斤兩重 률곡왈 범수청자가 청칙근량중

濁者雖雜以沙泥 斤兩不及於淸水 탁자수잡이사니 근량불급어청수

同行者爭試之 果然斤兩倍於他水 동행자쟁시지 과연근량배어타수

乃知哲人於物 無所不通 皆此類云 내지철인어물 무소불통 개차류운

 

일학 노숙은 불법을 닦고 실천하던 승려들이 존경하는 스승이다

오대산에서 자리 잡은 지 근 50여년이나 살다가 세상을 떠나셨다

일학종사가 일찍이 말하기를 젊어서 율곡을 따라 산놀이를 하면서 한 곳을 지나가는데

바위틈 구멍에서 솟아나는 작은 샘물이 있어 여러 사람들이 모여 모두 물을 마셨다

율곡도 물을 길어와 따르게 하고는 한 모금 마시더니

이 물은 더 없는 맛이로다 하였는데 여러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른 점이 있는 줄 알지 못했다

율곡이 말하기를 무릇 물은 맑은 것이 가장 좋다 맑으면 즉 근량 무게가 많이 나간다

탁한 물은 비록 모래와 진흙이 섞였지만 근량 무게는 맑은 물에 미치지 못한다 하니

같이 가던 사람들이 앞 다투어 시험해보니 과연 근량 무게가 다른 물의 두 배였다

이에 철인(哲人)은 만물의 이치를 아니 모두 다 이런 종류라 통하지 않는 바가 없다.“ 말했다

 

조선중기의 문신이고 송강 정철선생의 아들이며 대사헌 대제학 등 주요관직을 역임한 기암(畸庵) 정홍명(鄭弘溟1592~1650)선생이 남긴 기옹만필(畸翁漫筆)에 오대산에는 산을 떠나지 않고 50여 년 동안 수행 정진하던 종사(宗師) 일학(一學) 노숙(老宿)스님이 계셨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는 일학스님은 보통의 스님은 아니신 듯하다

위의 글은 스님이 한 말에 율곡선생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았을 때 동연배쯤 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보며 율곡선생의 학문의 깊이를 짐작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무소불통(無所不通) 통하지 않음이 없다란 모르는 것이 없고 시원시원하게 통한다는 소리라 달통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루기 어려운 경지를 말함인데 사람의 뇌엔 특정한 사람외에는 어느 정도 지식을 저장하고 지혜를 짜내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과학문명이 발달한 요즈음은 컴퓨터에 저장을 해두고 필요할 때 찾아 쓰거나 인터넷을 이용하여 모르는 정보들을 찾아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기가 훨씬 예전보다는 수월하다

이 전자정보컴퓨터발달로 컴퓨터가 사람의 두뇌를 대신하는 시대에 들어서서 인공지능로봇이 등장하는 시대가 되었다

컴퓨터엔 수많은 지식을 저장하고 스스로 계산하고 정리하고 창조하는 기능까지 컴퓨터가 인간에 의해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가 재생산하게 되는 날이 오면 우리 인간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걱정 아닌 걱정에 혼자 넉두리를 하면서 무소불통의 사람이 되려고 뒤늦게 안간 힘을 쏟아 보며 붓을 휘 두른다

 

환기 9217년 윤426일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