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물정윤흡 物情允洽

백운선사 김대현 2020. 6. 18. 10:12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물정윤흡 物情允洽

만물 물뜻 정진실로 윤윤택하게 할 흡

 

세상이 돌아가는 것이 참말로 윤택하다

세상일이 돌아가는 실정이나 형편 세인의 인심이나 마음 상태가 서로 맞다라는 의미이다

 

이 성어는 신라 후기의 학자인 고운 최치원선생의 시문집인 계원필경집권지일 도통순관시어사내공봉최치원찬 표 일십수(桂苑筆耕集卷之一 都統巡官侍御史內供奉崔致遠撰 表 一十首)에 연호의 개정을 하례한 표문(賀改年號表)편에서 발췌하다

 

伏惟聖神聰睿仁哲明孝皇帝陛下 복유성신총예인철명효황제폐하

纂承寶位 丕闡皇猷 찬승보위 비천황유

將務格苗 暫勞避狄 장무격묘 잠로피적

風始行於地上 易象可徵 풍시행어지상 역상가징

日再耀於天中 休禎斯在 일재요어천중 휴정사재

是以 紀年有裕 懸法無虧 시이 기년유유 현법무휴

帝業中興 則遠超於前漢後漢 제업중흥 칙원초어전한후한

物情允洽 물정윤흡

則近繼於元和太和 칙근계어원화태화

足可使蠢植昭蘇 華夷悅服 족가사준식소소 화이열복

 

엎드러 생각하건대 성신총예인철명효황제(희종(873-888 재위)의 초기 존호)폐하

보위를 모아 계승하고 황유를 펼쳐 크게 떨치시며

장차 나라의 기틀을 바로잡으려 힘쓰시면서 잠시 북방의 적인을 피하는 수고를 합니다

비로소 바람이 지상에 불어 와 주역의 상을 불러들일 수 있게 되고

태양이 다시 하늘 가운데에 비추는 편안한 상서로운 행복을 이곳에서 봅니다

이러므로 기년에 여유가 있고 현법에 어그러짐이 없사오니

황제의 업이 한참 흥함은 멀리 전한 후한을 뛰어넘으며

세상의 민심이 참말로 흡족 윤택하여

가까이 원화(당헌종(唐憲宗)의 연호) 태화(당문종(唐文宗)의 연호)의 연대를 이으며

가축과 곡식이 밝게 소생하고 중화와 동이가 기쁜 마음으로 복종하기에 충분 합니다

 

물정윤흡(物情允洽) 이 성어의 용례는 고운 최치원선생이 당에 도통순관시어사에 재직할 때 황소(黃巢)의 난이 격퇴된 후 당 연호의 개정됨에 하례하는 글을 지어 올린 표문(賀改年號表)편에서 발췌를 하였다

물정(物情)이라는 말은 흔히 쓰는 단어로 세상일이 돌아가는 실정이나 형편을 말 하는데 세상 돌아가는 상식이 빠른 사람과 좀 늦은 사람에게 흔히 물정이 해밝다 또는 물정이 어둡다 물정도 모르고라며 물정이라는 단어를 우리의 주위에서는 상당히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물정이 바르게 돌아가면 그 세상은 당연히 윤택해 질 것이다

 

물정윤흡(物情允洽)이 되려면 가진 기득권 권력층과 각계의 상위 층의 사람들이 먼저 청량한 바람을 일으키는 솔선수범이 뒤따라야 중하위층이 저절로 동화되어 세상물정은 계곡에서 흐르는 청아한 물소리처럼 싱그러운 수풀 향처럼 갓 솟아나는 샘물처럼 감미로운 맛을 자아내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절로 감복하고 서로 앞 다퉈 스스로 청량제가 되어 더 좋은 세상으로 바뀌어 가겠지만 그 보다는 먼저 지위고하를 떠나 자기 자신을 솔선수범의 맨 앞에 둔다면 하루 더 빨리 물정윤흡(物情允洽)한 세상이 온다고 본다

 

내가 먼저 물정윤흡(物情允洽)에 한 걸음 더 바짝 다가선다면 태초에 삼성신이 펼치었던 홍익이화세상은 현세에도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믿으면서 먹물을 진하게 묻혀 본다

 

환기 9217년 윤427일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