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명창변박 明暢辨博

백운선사 김대현 2020. 6. 20. 12:18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명창변박 明暢辨博

밝을 명펼 창분별할 변넓을 박

 

명백하고 시원하며 분명하고 해박하다

 

이 성어는 퇴계 이황선생과 13년간 114통의 편지로 사단칠정을 논했던 고봉 기대승(高峯 奇大升1527~1572)선생의 시문집 고봉집(高峯集)에서 고봉선생집 서 찬 장유(高峯先生集序 撰 張維)편에서 발췌하다

 

初從河西金先生游 초종하서금선생유

年三十二歲 始拜退陶 自執弟子禮 년삼십이세 시배퇴도 자집제자례

而退陶恒遜師席 이퇴도항손사석

每遇微言邃旨 輙以叩之先生 매우미언수지 첩이고지선생

而他門人莫得與焉 이타문인막득여언

宣廟嘗延問退陶 선묘상연문퇴도

今世孰爲學問人 금세숙위학문인

退陶獨擧先生以對 稱以通儒 퇴도독거선생이대 칭이통유

其見重如此 기견중여차

其與退陶論四端七情 下筆數千萬言 기여퇴도론사단칠정 하필수천만언

明暢辨博 識者服其精確 명창변박 식자복기정확

 

처음에는 하서 김인후(河西 金麟厚1510~1560)에게 취학하다가

32세에 비로소 퇴도선생을 배알하고 스스로 제자의 예를 가지었다

퇴도선생은 항상 스승 자리를 양보하시고

늘 미미한 말이어도 깊고 아름다움이 있고 번번이 선생에게 물었는데

다른 문인들은 여기에 참여하지 못했다

선조임금께서 일찍이 퇴도를 초빙하여

지금 세상에 누가 학문하는 사람인가 라고 물으시자

퇴도선생은 고봉선생 혼자만을 들어 대답하시며 통달한 유학자라고 칭찬하셨다

고봉선생을 퇴도선생이 그를 중히 여기는 것이 이와 같았다

퇴도선생과 사단칠정에 대하여 함께 논한 것이 수천 글자 내지 만여 자에 이르는데

내용이 명백하고 시원하며 분명하고 해박하여 식자들은 그 정미하고 정확함에 감복했다

 

위의 글에서 사단칠정(四端七情)은 사람의 인간성 인간미 성격 개성 즉 인성(人性)을 설명하는 것으로서 성리학에서 매우 주요한 개념인데 맹자성선설의 근거가 되는 사단(四端)은 네 가지 바른 마음 즉 가엽고 애처로운 마음 측은지심(惻隱之心),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 수오지심(羞惡之心), 겸손하여 응하지 않거나 받지 않은 마음 사양지심(辭讓之心), 옳고 그름의 마음 시비지심(是非之心)을 사단이라 말한다

 

칠정(七情)은 일곱가지 감정 즉 마음을 말하는데 기쁨의 희(), 성냄의 노(), 슬픔의 애(), 두려움의 구(), 사랑의 애(), 미워함의 오(), 탐냄의 욕()등 즉 사람이 가진 감정 중에 대표적으로 추슬러 들어내면 이 일곱 가지가 된다고 한다

 

사단은 도덕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사람의 감정이라면 칠정은 일반적인 사람이 평소에 가질 수 있는 감정을 설명하는 것 같다

 

사단칠정 논쟁은 사단과 칠정은 서로 상반된 입장에서 시작하는 논쟁이라 두 선생의 편지로 주고받은 논쟁은 선생과 제자사이에서 진부하고 진지하며 서로를 존중하면서 나눈 학문적 토론이기에 이 논쟁토론은 만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고 내려가도 학술토론뿐 아니라 모든 토론의 표본이요 정치계에서도 받아 들여야 하는 토론의 표본이라 본다

 

명창변박(明暢辨博) 명백하고 시원하며 분명하고 해박한 사람이 되려면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고 올바른 것을 받아들이고 올바른 말을 내뱉을 줄 알아야 진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며 붓 들고 놀아 본다

 

환기 9217년 윤429일 그믐날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