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구심오열 扣心嗚咽

백운선사 김대현 2020. 7. 15. 11:03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구심오열 扣心嗚咽

두드릴 구마음 심탄식 소리오목멜 열(목구멍 인)

 

가슴을 치며 목메어 울다

 

이 성어는 조선중기 한문의 대학자 중의 한 분인 계곡 장유(谿谷 張維1587~1638)선생의 시문집인 계곡선생집(谿谷先生集)에 서() 이명한(李明漢)편에서 발췌하다

 

雖謂之盡有之可也 수위지진유지가야

盡有之者 世果有兩哉 진유지자 세과유량재

斯文墜地 天奪之速 悲夫 사문추지 천탈지속 비부

公之守制也 余亦遭家禍 공지수제야 여역조가화

扶服買山 訪公於廬次 부복매산 방공어려차

公握手抆血曰 공악수문혈왈

孰謂人間世 再與君會 숙위인간세 재여군회

語及丙丁事 扣心嗚咽 어급병정사 구심오인

琅琅之音 至今在耳 랑랑지음 지금재이

余自謂知公心者獨余耳 여자위지공심자독여이

然世豈有不知公者 연세기유불지공자

遂書此爲谿谷集序 수서차위계곡집서

延安李明漢撰 연안리명한찬

 

비록 다 가지고 있다고 일러도 가능하지만

다 가지고 있는 사람이 세상에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사문(문인학자)이 땅에 떨어지고 하늘이 급하게도 빼앗아 갔으니 슬프도다

공이 상을 당한 기간 중에 상제를 지킬 때 나도 역시 집안의 화를 당해

상복을 입고 묘터 산을 구하러 공의 여막으로 찾아가니

공은 손을 잡고 피눈물을 닦으면서 하는 말

인간 세상에서 그대와 다시 만날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하면서 병 정년의 일에 말이 미치자 가슴을 치며 탄식 통곡했는데

낭랑하던 그 음성이 지금도 귓가에 들리는 듯하네

나 스스로 공의 마음을 아는 자는 나 혼자뿐이다 라고 이르지만

그러하나 세상에는 공을 모르는 자가 어찌 있겠는가

마침내 이렇게 써서 계곡집의 서문으로 끝낸다

연안 이명한 짓다

 

이 발췌문의 저자는 조선 중기 광해군 인조 때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문신인 백주 이명한(白洲 李明漢1595 ~ 1645)선생은 22살 비교적 젊은 나이에 문과에 급제하고 한성부우윤 대사헌 대제학 이조판서 등을 지냈으며 아버지 정구 아들 일상과 더불어 3대가 특이하게 대제학을 지낸 명문가이고 성리학과 시와 글씨에 뛰어났는데 청음 김상헌선생은 백주의 문장은 마치 큰물이 바다로 내리쏟는 것 같아서 문장의 신채(神彩)가 매우 뛰어나고 음조가 부드러워 사람들은 백주의 시를 하늘에서 얻었다 라고 극찬하였으며 효성이 지극하고 성격이 시원하다는 기록으로 보았을 때 선생은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또 선생의 일화를 살펴보니 병자호란 때 모친을 모시고 강화도로 피난 도중에 적의 추격이 다급할 적에 잘 알고 지내던 선비가 식솔들을 데리고 포구에서 막 배를 타고 탈출하려는 것을 목격하고 백주선생은 급히 달려가서 부탁하길 자기는 죽어도 괜찮으니 늙은 노모를 배에 태워 모시고 가달라고 애원했으나 그 선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홀로 떠나가 버렸는데 그 후에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고 그 인정머리 없는 선비의 이름을 물으니 백주선생은 그 선비의 이름은 잊어버렸다고 한 일화를 읽고 백주선생님의 인간됨됨이에 감탄이 절로 쏟아진다

 

샛별지자 종다리 떴다 호미메고 사립나니

긴 수풀 찬 이슬에 베잠방이 다 젖는다

아이야 시절이 좋을 손 옷이 젖다 관계하랴

 

선생의 시조 한수를 읊어보며 이렇게 훌륭한 선생님들이 오래 사시고 더 많은 글을 남겨 놓았다면 하는 아쉬움과 계곡 장유선생님의 가슴을 치며 탄식하고 오열하던 구심오열(扣心嗚咽)의 모습을 떠 올려보며 숙연히 화선지에 구심오열(扣心嗚咽)을 담아 놓는다

 

 

桓紀 9217525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