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약불공우 若不貢愚

백운선사 김대현 2020. 7. 16. 10:32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약불공우 若不貢愚

만약 약아닐 불바칠 공어리석을 우

 

만약 어리석지만 바치지(말하지) 않았으면...

 

이 성어는 조선후기 송시열(宋時烈)선생의 6代孫 강재 송치규(剛齋 宋穉圭1759-1838)선생의 시문집인 강재집(剛齋集) 4(卷四)에 계형 유신환에게 답함(答兪季衡 莘煥)편에서 발췌하다

 

而此實學者所難免之通患 이차실학자소난면지통환

顧此懶散 고차라산

曾未有自治之功 증미유자치지공

則寧有可以告於人者耶 칙녕유가이고어인자야

第念以座下之敦篤 旣知其病 제념이좌하지돈독 기지기병

則惟在加勉之如何而已 칙유재가면지여하이이

所謂 不相應 者 소위 불상응 자

豈不以客念之有所未盡除也 기불이객념지유소미진제야

爲二致 者 위이치 자

豈不以實踐之有所未盡分耶 기불이실천지유소미진분야

若不貢愚 약불공우

無以聞至論 무이문지론

敢冒躳不逮之恥而略言之 감모궁불체지치이략언지

未知高明以爲如何 미지고명이위여하

 

이는 실로 배우는 자들이 피하기 어려운 보통 있는 근심거리이다

생각해보니 이는 게으르고 산만하여

이에 스스로를 다스리는 공부가 있지 않았으니

즉 일부러 사람들에게 일러 줄 것이 있겠는가

다만 생각하니 그대의 돈독함으로써 이미 그 근심거리를 알았으니

즉 오직 더욱 어떻게 힘을 쓰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다

이른바 서로 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찌 잡념이 아직 다 제거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다르다는 것은

어찌 실천이 아직 다 나누어지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어리석지만 말하지 않았으면

지극한 토론을 들을 수 없으니

감히 제 몸이 미치지 못하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대략 말 하였네

고명한 그대가 어떻게 생각할지 알지 못하겠구려

 

이 발췌문은 당대의 문신이며 대문장가 거유로 명망이 높았던 대학자인 강재 송치규(剛齋 宋穉圭1759-1838)선생이 봉서집(鳳捿集)의 저자이며 청렴의 유학자이고 문신이었던 봉서 유신환(鳳捿 兪莘煥 1801~1859)선생과 주고받은 편지 중 강재선생의 답편 일부이다

 

봉서선생은 헌종 때 전의현감이 되어 선비들에게 소학을 가르치고 또 탐관오리를 처벌하여 백성들이 선생을 매우 존경하였으나 아쉽게도 모함을 받아 유배생활도 하셨다가 그 후 후진 양성을 위해서만 힘쓰신 조선 말기 성리학의 대가로서 패동수언 동유연원 봉서집(鳳捿集)등을 저술하였다는 봉서선생에 대해 자료를 찾던 중 봉서집 권삼(鳳棲集 卷三)에 실린 가슴에 담아 두고 좌우명으로 삼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특이하고 재미있는 3언 율시가 있어 발췌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席不正 석부정 心不正 심부정

正爾席 정이석 毋不敬 무불경

心不正 심부정 席不正 석부정

正爾心 정이심 毋不敬 무불경

 

앉을 때 바르지 않으면 마음이 바르지 않으므로

너의 자리를 바르게 하고 공경하지 않음이 없도록 하라

마음이 바르지 않으면 앉은 자리도 바르지 아니하니

너의 마음을 바르게 하고 공경하지 않음이 없도록 하라

 

오늘의 성어 만약 어리석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바르게 말 하였을 때 불이익이 혹여 발생하더라도 우선 공익에 반드시 필요하다면 말을 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말을 하지 아니하고 공익을 해친다면 오히려 그것은 범죄행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어리석게도 약불공우(若不貢愚)를 화선지에 담는다

 

桓紀 9217526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