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반복미상 叛服靡常

백운선사 김대현 2020. 7. 18. 10:32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반복미상 叛服靡常

배반할 반옷 복쓰러질 미항상 상

 

갈팡질팡 번복하며 한결 같지 않다

언행이 갈팡질팡하며 쓰러질 듯 한결같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성어는 조선시대 야사를 엮은 종합 야사집인 대동야승에 선조의 외손자인 화은 신경(華隱 申炅1669-?)선생이 지은 재조번방지 3(再造藩邦志 三)에서 발췌하다

 

倭奴之爲我國家患 非一日矣 왜노지위아국가환 비일일의

變詐叵測 叛服靡常 변사파측 반복미상

以故絶之弗許通焉 이고절지불허통언

誠愼之矣 邇者思逞 성신지의 이자사령

侵犯朝鮮 聲言內犯 침범조선 성언내범

我皇上赫然震怒 特遣大臣經畧 아황상혁연진노 특견대신경략

率師討之 侍郞宋應昌受命而往 솔사토지 시랑송응창수명이왕

正宜滅異類固藩籬 以歸報皇上可也 정의멸이류고번리 이귀보황상가야

夫何平壤初捷 雖差强人意 부하평양초첩 수차강인의

及碧蹄一戰 遂至我兵太半損傷 급벽제일전 수지아병태반손상

銳氣盡消 拙計賴生 예기진소 졸계뢰생

一則曰議貢 一則曰議封 일칙왈의공 일칙왈의봉

及廷議弗是也 급정의불시야

 

왜놈이 우리나라의 근심거리가 된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수시로 변하는 속임수를 알아내기 어렵고 갈팡질팡 번복하며 한결 같지 않아서

옛날부터 거절하고 서로 통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으니

진실로 조심하고 삼갔는데 근래에 그놈들이 드센 생각으로

조선을 침범하여 우리 국토를 침범하겠다고 소리를 쳐서

우리 황상께서 크게 번쩍 진노하시어 특별히 대신 경략을 보내어

군사를 거느리고 토벌하게 하였다 시랑 송응창이 명령을 받고 출정하여

마땅히 이류를 소멸하고 번리를 굳건하게 하고는 돌아와서 황상께 보고하게 될 것이다

대저 어찌하여 평양의 첫 승리첩이 비록 사람들의 의지보다 강하다지만

급기야 벽제의 한판 싸움에서 마침내 우리 군사를 태반이나 손상시켜

날래고 용맹한 기운이 다 소멸되고 졸렬한 꾀에 의지하였다

한편으로는 공물을 의논하고 또 한편으로는 봉(받드는 것)을 의논하니

급기야는 조정의 의론이 옳지 않게 여겼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조선시대의 야사를 모아 엮은 대동야승에 화은 신경선생이 임란전후 조선과 명나라의 관계와 지원을 받은 사실 등을 기록한 외교서 조명관계서인데 임진왜란당시의 야사를 기록한 우리의 역사를 읽으면서 수천 년의 우리의 역사는 어찌하여 일본의 침탈에서 자유로운 선대 나라가 없었던 것 같아 더욱 아쉽고 또 울화통이 터지는 것은 비단 필자의 마음뿐이지는 아니라고 믿는다

 

발췌문의 저자 화은 신경(華隱 申炅1669-?)선생은 본관은 평산(平山)이고 어머니는 선조의 딸인 정숙옹주(貞淑翁主)이며 김집(金集)의 문인이었다 사마시에 합격하였으나 병자호란 때 끝까지 싸울 것을 주장하던 아버지 신익성(申翊聖)의 뜻이 꺾이자 벼슬길을 단념하고 태안의 백화산(白華山)으로 그후 강릉으로 내려가 학문에만 몰두하였는데 선생은 설화문학에 조예가 깊고 복서(卜筮) 성력(星曆) 산수(算數) 등에 해박하였다고 알려진 분이시며 저서로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을 기록한 재조번방지(再造藩邦志)를 남겨놓음으로서 선생님처럼 관에서 기술한 것이 아니라 민간인의 눈으로 보고 겪고 들은 것과 스스로 체험한 것을 솔직하게 기록하여 남겨 놓은 이 야사는 후세인 우리들이 선대의 역사를 민간인의 눈으로 기술한 그 당시의 상황을 인지하고 느끼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갈음해 가야 할 교훈으로 삼는 훌륭한 교과서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느낄 때 선현들의 노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갈팡질팡 번복하며 한결 같지 않는 반복미상(叛服靡常)한 일본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여전한대도 일본이 같은 민족보다 더 좋다고 우기는 일부 부류를 볼 때마다 조선조에서도 공()이니 봉()이니 자기 목숨 줄만 내다보는 기득 권력층이 한 시대를 주름잡았고 오늘 날 주름잡고 있다는 사실이 서글프게 다가오며 이런 비굴한 처지에 처하지 않기 위해서도 이 성어 반복미상(叛服靡常)을 화선지에 담아 놓는다

 

 

桓紀 9217528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