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수감유간 誰敢有間

백운선사 김대현 2020. 7. 20. 10:10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수감유간 誰敢有間

누구 수감히 감있을 유틈 간

 

누가 감히 흠 잡겠는가

 

이 성어는 조선 중후기 문신 약천 남구만(藥泉 南九萬 1629~1711)선생의 시문집인 약천집(藥泉集) 16권에 영의정 충정 오공 묘지명(領議政忠貞吳公墓誌銘)편에서 발췌하다

 

人我心殊 說做時舛 인아심수 설주시천

世道日艱 未克回挽 세도일간 미극회만

退不得請 進且黽勉 퇴불득청 진차민면

公欲有爲 初豈是限 공욕유위 초기시한

人被公澤 亦何云盡 인피공택 역하운진

旣遇止斯 尤增後恨 기우지사 우증후한

公有墜言 實自傷閔 공유추언 실자상민

獨其素學 守而無變 독기소학 수이무변

格王正事 曾莫有徇 격왕정사 증막유순

纊息將絶 誡誨款款 광식장절 계회관관

理到義明 足於後觀 리도의명 족어후관

君子有終 此其不信 군자유종 차기불신

質之百世 誰敢有間 질지백세 수감유간

 

사람들과 나의 마음이 다르므로 말 한 것이 시에 따라 어긋나나

당파세도가 날로 어지러워도 만류하고 돌아오게 하질 못하였고

물러나려 해도 청을 들어주지 아니하니 나아가 또 힘쓰고 힘쓸 뿐이었네

공이 하고자 하려함이 있었으나 애초에 어찌 이 지경 이었겠는가

사람들이 공의 은택 입었지만 또 어찌 다 말 하겠는가

이미 우연히 만나 이에 그치니 더욱 후인의 한탄이 자자하네

공은 실수한 말이 있으면 실로 스스로 아파하고 슬퍼했지만

홀로 오직 평소에 배운 바를 지키고 변함이 없었네

왕업를 바로잡고 정사를 바로잡자고 일찍이 주창이 있지 않았는가

목숨이 끊어질듯 위급할 때에도 경계와 가르침이 지극정성이었고

이치가 빈틈없고 의리가 분명해 후인들이 보고 만족할만하네

군자가 마침내 끝까지 가지고 있음은 이것은 믿음 신의가 아니겠는가

꾸미지 않은 본연이 백세 대대로인데 누가 감히 흠 잡겠는가

 

발췌문의 주인공 양곡 오두인(陽谷 吳斗寅1624~1689)선생에 대해 약천선생님이 묘지명에 언급한 글 가운데 인상적인 부분을 소개하면 양곡공이 별세하기 며칠 전에 자제들을 모아놓고 내가 죽은 후에 상을 치를 적에는 검소함을 따르라고 당부를 하시면서 아름답고 화려하게 상여를 꾸미지 말며 만장은 예가 아니니 사람들에게 시구문장을 빌려서 망인의 재주와 덕행을 찬양하고 영구 앞에 세우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니 하지 말라

 

간략하게 술과 과일 포로 전()만 올리고 허례허식의 제사는 안하는 것이 예이다 지금은 많이들 꿀로 만든 떡인 밀과와 참깨 들깨 콩 등의 재료를 찧어 시루에 쪄서 기름 덩어리 떡인 유병을 많이 진설하여 며칠 동안 제사상을 치우지도 않아서 먼지가 시커멓게 끼니 먹지도 못하고 버리게 됨으로 절대로 이러한 잘못 된 것을 본받으면 아니 된다

 

사람들에게 청하여 행장을 짓게 되면 끝내는 실제보다 지나치게 꾸며진 말로 채우게 되고 또 이런 것을 가지고 훌륭하고 좋은 시호교지를 청하여 받는다면 얼마나 부끄럽지 아니하겠는가 그리고 신도비를 세우는 것도 나의 뜻은 없다 성스럽고 명료하고 훌륭하신 군주를 만났으나 세상의 도를 다 펼치지 못하여 나라에 공로한 일도 없고 살아온 신상에 덕이 없으므로 굳이 하려거든 다만 작은 돌에 나의 관직과 이름만을 쓰면 충분하다고 남긴 유언의 말씀을 읽으면서 양곡선생의 인품과 성품이 잔잔하게 가슴을 채운다

 

묘지명을 읽으면서 이런 훌륭한 양곡선생을 누가 감히 흠 잡겠는가

인생을 살면서 흠 잡힐 일을 자기도 모르게 할 수도 있다 그럴 땐 과감하게 진정으로 용서를 구하고 다시는 그런 전철을 밟지 않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늘 수감유간(誰敢有間)의 정신을 가슴에 담아 놓고 살면 틈 잡힐 일이 적을 것이라 믿으며 수감유간(誰敢有間)을 화선지에 담아 놓고 쓴 글을 보니 햐 틈 잡힐 일 많구나 하면서 웃는다

 

 

桓紀 9217530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