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도철지정 塗轍之正

백운선사 김대현 2020. 7. 24. 14:16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도철지정 塗轍之正

길 도바퀴 철갈 지바를 정

 

바퀴자국 길처럼 바퀴 흔적이 정확하게 남아 있는 흔적의 바른 정의

사람이 남긴 흔적은 후세에 막힘없이 정확히 유전되는 틀림없는 바른 정의를 의미한다

 

이 성어는 조선후기 대표적인 역사가의 한 사람인 순암 안정복(順菴 安鼎福 1712~1791)선생의 순암선생문집(順菴先生文集) 권십팔(卷十八)에 동자의발(童子儀跋)에서 발췌하다

 

適千里之遠者 起於足下 적천리지원자 기어족하

登嵩華之高者 始於山根 등숭화지고자 시어산근

君子之學 亦猶是也 군자지학 역유시야

友人李輝遠撰童子儀十七條 우인리휘원찬동자의십칠조

自衣服飮食之節 應對進退之儀 자의복음식지절 응대진퇴지의

以及於讀書寫字之法 이급어독서사자지법

凡爲學者之所當知者 靡不綱擧而目該之 범위학자지소당지자 미불강거이목해지

辭簡意明 便於初學 사간의명 편어초학

使之朝夕講誦 知其趨向之方 사지조석강송 지기추향지방

塗轍之正 以漸而入 도철지정 이점이입

則無扞格勤苦之患 而有下學上達之效 칙무한격근고지환 이유하학상달지효

所謂行遠自近 升高自卑者 卽在是矣 소위행원자근 승고자비자 즉재시의

宜爲童子之儀則 而大學之基本矣 의위동자지의칙 이대학지기본의

 

천리의 먼 곳에 나아가는 자는 발밑에서부터 거동하고

높은 숭산 화산을 오르는 자는 산 아래에서부터 시작하나니

군자의 학문이 또한 이와 같도다

우인 이휘원이 동자의 17조를 지었는데

의복과 음식의 절차 례와 응대하고 나아가고 물러나는 진퇴의 예의로부터

독서하고 글자를 쓰는 서법에 이르기까지

무릇 배우는 자가 마땅히 알아야 할 바를 강령을 들고 조목을 갖추었다

말이 간단하면서도 뜻이 분명하여 초학자들에게 편리하니

그리하여 조석으로 강송하게 하고 추향의 방향을 알고

선현들의 발자취와 바퀴가 굴러가듯 전이되는 올바름을 따라서 점차적으로 나아가면

즉 거부하고 물리치거나 된 고생하는 일 없이 하학상달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른바 먼 길은 근처에서 높은 곳은 낮은 곳에서부터 오르는 것이 곧 이것에 있다

의당 동자의 법칙이 되고 대학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우인 이휘원선생이 집필한 동자의에 발을 순암선생이 써준 내용을 가져오면서 우인 이휘원선생과 동자의에 대한 내용이 궁금하여 인터넷에 있는 모든 자료들을 다 찾아보아도 순암선생이 남긴 이 성어의 발췌문 동자의발 외에는 현재로선 더 이상 찾을 수가 없으니 안타깝다 차후에라도 동자의를 찾게 되면 소개할 것을 약속하고 이 발췌문 나머지부문에 이휘원은 선을 좋아하는 군자이다 순암 선생이 일찍이 우인 이휘원의 집에서 우인선생이 부모에게 응하고 대접하는 예절을 목격하고 절로 공경심과 칭찬을 했었다 지금 또 우인선생 자신이 행한 바를 미루어 그 자제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이 글을 보는 자 또한 우인 선생의 뜻이 향하는 바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우인 이휘원선생에 대한 간략한 기술이지만 선생의 효행성품과 교육관에 대해 극찬을 하면서 발을 마쳤으니 이 내용만으로도 동자의에 담긴 내용을 비록 파악하지 못하여도 선생의 후세교육은 익히 본 받을 만 하다고 믿는다

 

오늘의 성어 도철지정(塗轍之正)의 도철(塗轍)은 막힘없이 흐르고 끊임없이 굴러가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훌륭한 성현들이 이미 이루어 놓은 좋은 법도를 따르고 또 그것을 지켜서 바르게 되는 것을 도철지정이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될 듯하다

 

혜강 최한기(惠岡崔漢綺)저서 인정 팔권(人政 八卷) 교학허실(敎學虛實)의 말미에 학득기정 교역광명(學得其正 敎亦光明) 배움은 바른 길을 얻으며 가르침은 역시 티 없이 밝게 한다 는 말씀처럼 배웠으면 잘 정리하여 가르쳐야 그것이 진정한 인간사회를 올바르게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라 믿으며 도철지정(塗轍之正)의 모범이 되는 길 도철이 되는 길로 살아가는 길에는 늘 경계 근신하면서 스스로 올바르게 굴러가게 만들어야 할 둥글둥글한 바퀴가 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삶이 아닐까 한다

 

도철지정(塗轍之正)을 담은 화선지는 어느 뉘 가슴에 담긴 성어로 남을까 생각하며 붓을 들어 휘호한다

 

桓紀 921764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