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고풍절향 高風絶響

백운선사 김대현 2020. 7. 27. 10:11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고풍절향 高風絶響

높을 고바람 풍끊을 절울림 향

 

높은 풍도와 명성이 뛰어나다

 

이 성어는 조선 중기 송암 권호문(松巖 權好文1532~1587)선생의 문집인 송암집(松巖集) 부록(附錄)에 송암집발(松巖集跋)에서 발췌하다

 

逮其靜養旣久 造詣彌高 체기정양기구 조예미고

世固不欲舍先生 세고불욕사선생

而朝家徵拜 知己推轂 이조가징배 지기추곡

一不能動先生之意焉 일불능동선생지의언

從曾祖文忠公 嘗論其平生以爲百世師 종증조문충공 상론기평생이위백세사

其有所敬服焉者深矣 기유소경복언자심의

夫以先生之德之學 一施于時 부이선생지덕지학 일시우시

與夫當世數君子者後先焉 여부당세수군자자후선언

其所就詎不焯然茂著 기소취거불작연무저

乃不肯少貶其道 내불긍소폄기도

樂簞瓢甘陋巷 而終其身 악단표감루항 이종기신

蓋其或出或處 亦各行其志 개기혹출혹처 역각행기지

而乃先生之高風絶響 世莫能及 이내선생지고풍절향 세막능급

卽師友所稱 可見已 즉사우소칭 가견이

 

그 심신 수양이 이른 지 이미 오래되고 조예가 두루 널리 높아지자

세상에서 진실로 선생을 버리려고 하지 않았기에

조정에서 불러 벼슬을 내리고 아는 지기들도 추천하였으나

하나같이 선생의 의지를 움직이지 못하였다

종증조 문충공(유성룡)은 일찍이 그의 평생을 논하시면서 백세의 스승이 되시겠다고 하셨으니

매우 공경하고 감복한 바가 있었다

대저 선생의 덕행과 학문을 한 번 베풀 때는

더불어 당시의 수많은 군자들과 선후를 다투어서

이룬 바가 어찌 불꽃처럼 무성하게 드러나지 않으시겠는가

이에 그 도를 조금도 폄하 하지 아니하면서

홀로 표주박의 물과 좁고 누추한 곳에서 지냄을 달게 즐기시면서 그 삶을 마치시셨다

대개 벼슬길로 나아가거나 집에 거하거나 또 각각 제 뜻을 행하는 것에는

선생의 고상한 풍도와 절세의 명성은 세인들이 능히 미칠 수가 없음을

즉 선생과 벗들이 칭찬한 것에서 가히 볼 수 있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송암 권호문(松巖 權好文1532~1587)선생의 문집을 발간할 때 우헌 유세명(寓軒 柳世鳴1636~1690)선생이 쓴 발문(跋文)의 글이다

 

우헌 류세명선생은 1660(현종 1) 사마시에 합격하고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여러 사관의 길을 거쳐 공충도도사(公忠道都事)로 재직할 때의 일화로 그 당시 기세등등한 서천군수의 비행을 탄핵하여 파면시켜 도내가 숙연하였다고 하며 또 교리로 재직할 때는 부교리 민창도(閔昌道)와 함께 노론의 송시열(宋時烈) 김수항(金壽恒) 김석주(金錫胄)에 대한 엄벌과 민정중(閔鼎重)을 엄히 다스려야 한다는 차자(箚子)를 올려 민정중을 뒷날 벽동(碧潼)으로 유배하게 하게 한 일화는 선생의 성품이 곧고 강직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읽지 않은 글이 없다고 할 만큼 많은 책을 섭렵하였다는 우헌선생이 쓴 발문의 주인공 송암 권호문(松巖 權好文1532~1587)선생은 29세 때 진사시에 합격했으나 어머니상을 당하자 벼슬에 뜻을 단념하고 청성산 아래에 무민재(無悶齋)를 짓고 학업에만 정진하며 은거할 때 나라에서 집경전참봉(集慶殿參奉) 내시교관(內侍敎官) 등에 제수하였으나 오로지 퇴계선생을 스승으로 모시고 학문에만 전념하고 벼슬길에는 나가지 않았다

 

문하생 유성룡(柳成龍) 김성일(金誠一) 등과 교분을 돈독히 하며 덕행과 학행을 쌓고 베풀면서 이들로부터 높은 평가와 만년에 덕망이 더욱 드높아져 찾아오는 문인들이 많아 넘쳐났을 정도였었다고 기록에 전한다 아쉽게도 56세로 한 생을 마치셨으며 저서로 경기체가인 독락팔곡과 연시조 한거십팔곡 등이 실려 있는 송암집을 집필하셨다 벼슬길로 나아가지 않으셨는데도 사후 안동의 청성서원(靑城書院)에 제향 되신 송암선생의 고상한 풍도와 절세의 명성 고풍절향(高風絶響)의 높은 정신을 되새겨보며 오로지 학자의 길로 나아가신 선생의 숭고한 정신에 감명 받으며 화선지위에 고풍절향(高風絶響)을 정성과 갖은 힘을 다 모아 휘호한다

 

 

桓紀 921767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