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유신리화 維新理化

백운선사 김대현 2020. 8. 5. 11:23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유신리화 維新理化

바 유새 신다스릴 리될 화

 

더욱 다스리고 깨우쳐서 새롭게 하다

 

이 성어는 동방오현 중에 한분이시고 문신이며 학자이신 회재 이언적(晦齋 李彦迪 1491-1553)선생의 시문집인 회재선생집(晦齋先生集) 권칠(卷七)에 일강십목소(一綱十目疏)에서 발췌하다

 

近來朝廷擧措施爲 근래조정거조시위

務要鎭靜 可謂得宜 무요진정 가위득의

然所以貴乎鎭靜者 연소이귀호진정자

非苟且姑息之謂也 비구차고식지위야

整紀綱嚴賞罰 以正朝廷 정기강엄상벌 이정조정

以定人心 以重國勢 이정인심 이중국세

而邪說不得亂 이사설불득란

小人不能搖者 乃鎭靜之實也 소인불능요자 내진정지실야

若乃不分淑慝 不辨是非 약내불분숙특 불변시비

喜同惡異 循常襲故 희동악이 순상습고

牽補架漏 苟度時日 견보가루 구도시일

而謂之鎭靜 이위지진정

則恐無以振綱 維新理化 而偸靡之習 칙공무이진강 유신리화 이투미지습

頹墮之風 將日益甚而終不可救矣 퇴타지풍 장일익심이종불가구의

 

근래 조정에서 드러내어 처리하는 조처와 시행이

진정시키는데 요긴하게 힘을 쓴 것은 가히 마땅하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러나 진정시키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 바는

구차하게 일시의 안일을 일컫는 것이 아닙니다

기강을 정돈하고 상벌을 엄하게 하여 조정을 바로잡아

인민의 마음을 안정시켜서 나라의 세력을 강력하게 하여

간사한 설들이 어지럽게 하지 못하게 하고

소인들이 흔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이에 진정의 실함입니다

만약 이에 맑고 사특함을 구분하지 아니하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아니한 채

같은 의견은 좋아하고 다른 의견은 미워하며 늘 예전에 하던 습성을 쫒아서

임시방편으로 새는 지붕을 막듯이 하고는 구차하게 시일을 보내면서

이것을 일컬어 진정시킨 것이라면

아마 기강을 진작시키고 다스리고 깨우쳐서 새롭게 함이 없이 경박하게 한쪽으로 쏠린 습속과

퇴폐하고 타락한 기풍이 장차 날로 더욱 심해져 마침내 고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회재 이언적선생이 오직 조정과 나라의 안녕을 위해 신은 삼가 아룁니다 왕자(王者)가 하늘에 배합하여 법을 세운 후에 옷고름을 늘어뜨리고 팔짱을 끼고 있더라도 덕은 영원히 지속되고 왕업은 크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을 열 가지 조목에 담은 장구한 상소문 일강십목소(一綱十目疏)에 한 부분이다

 

새롭게 하다라는 유신(維新)은 시경(詩經) 대아(大雅)문왕재상 어소어천 주수구방 기명유신(文王在上 於昭於天 周雖舊邦 其命維新) 문왕께서 위에 계시니 아 하늘에서 빛이 나네 주나라는 오랜 나란데도 그 명은 더욱 새롭네.“ 이 시에서 모두 유래를 설명하는데 사실 구전에 의하면 유신(維新)은 우리의 국조 삼성신 환인 환웅 환검(단군)께서 이 청구삼한을 개국하시고 홍익이화를 펼치실 때 날마다 새롭게 더하여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였고 또 우리 백성들도 이것을 본받아 늘 새롭고 널리 이롭게 하라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자연적인 사랑과 자비와 충효가 내포된 홍익(弘益)을 늘 새롭게 펼치라는 유신(維新)과 다스리고 깨우치게 하여 밝은 세상이 되도록 광명리화(光明理化)를 펼치셨던 삼성신의 인간사랑의 실행 실천정신이 주전으로 전해져 왔었는데 이 정신을 회재선생은 아셨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상소문에는 필자의 눈에는 삼성신의 홍익정신이 오롯이 보인다

 

회재선생이 벼슬을 그만두고 낙향하여 건축한 독락당은 운치가 뛰어난 명소인데 정자이름 그대로 홀로 있으면서 산과 물을 보고 즐긴다는 독락은 진정한 선비만이 가질 수 있는 멋 (도학道學)을 실천한 선생은 처음 이름이 나아갈 적() 한 글자 외자이었는데 홍문관에 들어갔을 때 중종임금이 아름다운 선비 언()자를 적()자 앞에 더하여 선생을 보고 경의 이름을 아름다운 선비로 나아가라는 언적(彦迪)으로 하라고 하였다한다

 

아름다운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마음과 정신이 있기 때문에 그 정신이 바탕이 되어 세상을 더욱 다스리고 깨우쳐서 새롭게 하라는 삼성신의 얼 유신리화(維新理化)라는 아름다운 성어를 남긴 회재선생의 정신을 높이 존경하며 필자의 흐트러진 정신도 새롭게 추스리고 다잡고자 유신리화(維新理化)를 화선지에 담아 놓고 두고두고 실천하고자 한다

 

 

桓紀 9217616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