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온문일취 溫文日就

백운선사 김대현 2020. 8. 21. 10:59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온문일취 溫文日就

따뜻할 온글월 문날 일이를 취

 

따뜻하고 아름다움이 날로 좋아지다

문장과 덕이 온화하고 아름답게 나날이 발전해 간다는 의미이다

 

이 성어는 조선 후기의 학자 강재 송치규(剛齋 宋穉圭 1759~1838)선생의 시문집인 강재집(剛齋集)권일(卷一)에 자의(관직)를 사양하는 소(辭諮議疏)에서 발췌하다

 

竊惟我王世子睿質天成 절유아왕세자예질천성

溫文日就 令聞益彰 온문일취 령문익창

八域延頸 팔역연경

今於受冊之初 宜盡輔導之方 금어수책지초 의진보도지방

而顧乃以鹵莽如臣者 이고내이로망여신자

猥廁於遴揀之列 豈不舛謬乎 외측어린간지렬 기불천류호

臣若不自量度而冒昧趨承 신약불자량도이모매추승

則其爲玷名器而累淸朝 칙기위점명기이루청조

以招一世之譏笑極矣 이초일세지기소극의

是實臣之所深懼也 시실신지소심구야

伏乞聖慈俯賜鑑諒 복걸성자부사감량

亟許鐫遞 俾安愚賤之分 극허전체 비안우천지분

千萬大幸 천만대행

臣無任瞻天望聖 激切祈懇之至 신무임첨천망성 격절기간지지

 

몰래 생각컨대 우리 왕세자께서는 밝고 총명한 자질이 타고날 때부터 이뤄졌으며

따뜻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날로 나아져서 좋은 명성이 더욱 뚜렷해지니

팔도의 지역에서 모두 목을 길게 빼고 기대를 합니다

지금 세자로 책봉된 초기에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방책을 다하는 것이 마땅합니다만

돌아보니 신처럼 거칠고 경솔한 못난 사람이

외람되게 어렵게 뽑은 사람들 반열에 섞인다면 어찌 어그러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신이 만약 스스로를 헤아리지 못하고 어리석음을 무릅쓰고 쫒아가 잇는다면

명예로운 관직에 티가 되고 맑은 조정에 누를 끼치게 되어

한 세대의 원망과 웃음거리로 극에 달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참말로 신이 깊이 두려워하는 밥니다

엎드려 바라오니 임금님의 자비로 헤아리고 굽어 살피시어

빨리 신을 내보내고 바꾸어서 어리석고 미천한 저의 편한 분수를 빨리 버려주소서

그리하여 주시면 천만다행이겠습니다

신은 하늘을 우러러 임금님이 지극히 절실하고 간절하게 바라는 바를 해낼 수가 없습니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강재 송치규(剛齋 宋穉圭 1759~1838)선생이 세자시강원의 자의 관직을 임명 받고 자의를 사양하는 소(辭諮議疏)의 내용이다

 

강재선생은 조선 후기 학자로 우암 송시열(尤菴 宋時烈1607~1689)선생의 6대손으로 과재 김정묵(過齋 金正默1739~1799)선생의 문인으로 독서궁리(讀書窮理)를 근본자세로 학문에 임하였으며 궁리한 것은 반드시 반궁실천(反窮實踐)하였으며 경상도관찰사에 임명 된 것을 시작으로 한용화(韓用和)의 천거로 영릉참봉에 임명되고 그 후에 여러 벼슬 대사헌 등에 임명되었으나 모두 사양하고 취임하지 않으셨으며 오로지 학문에 전념하며 당대의 거유로서 많은 제자들을 배출하셨는데 평생을 두고 벼슬을 사양한 것은 스승이신 과재 김정묵선생이 뜻하지 않은 사건에 연루되어 억울하게 유적(儒籍)에서 제적되었기 때문이라고 기록에 전한다

 

그러셨던 강재선생께서 72세가 되던 해에 왕의 간곡한 부름에 세자시강원 찬선을 거쳐서 대사헌과 이조참판을 역임하시고 헌종 480세의 수직(壽職)으로 정헌대부(正憲大夫)에 가자(加資)되셨으며 시호는 문간(文簡)공이고 저서로는 강재집(剛齋集)이 있으며 시서화에도 능하셨으며 특히 화가들의 작품에 화제글씨를 많이 남겨 오늘 날 전한다고 한다

 

왕세자에 대한 평을 온화하고 아름답게 문장과 덕이 나날이 발전해 간다는 의미의 온문일취(溫文日就)라는 아름다운 표현을 쓰신 분이시라면 아마 본인도 그런 품성이어야 문구가 나올 수 있다고 믿으며 선뜻 벼슬길로 나아가지 않고 평생을 사양하며 사시다가 72세에 마지못해 벼슬길로 들어 선 선생의 행장을 보면서 오늘 날 욕심으로 가득한 우리 인간 사회에 사양하는 미덕과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아름다움이 이 세상을 지배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모아 온문일취(溫文日就)를 화선지에 휘호하고 낭리담필에 담아 놓는다

 

 

桓紀 921773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