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혁고정신 革古鼎新

백운선사 김대현 2020. 8. 19. 10:28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혁고정신 革古鼎新

가죽 혁옛 고솥 정새 신

 

묵은 것을 고치고 새것을 마련하다

즉 옛것을 바꾸고 새것을 창조하다 라는 의미이다

 

이 성어는 고려 말 조선 초의 학자 양촌 권근(陽村 權近 1352~1409)선생의 시문집인 양촌선생문집(陽村先生文集)권십칠(卷十七)에 일본으로 사신을 가는 밀양 박선생 돈지를 전송하는 서(送密陽朴先生 敦之 奉使日本序)에서 발췌하다

 

上天悔禍 眷佑聖人 革古鼎新 상천회화 권우성인 혁고정신

以開我朝鮮文明之運 이개아조선문명지운

謀臣猛將 咸效智力 모신맹장 함효지력

內修外攘 筭無遺策 내수외양 산무유책

水陸之師 所在告捷 수륙지사 소재고첩

於是海冦讋服 어시해구섭복

至有自降願爲之氓者 지유자강원위지맹자

主上嘉其慕義 不念舊惡 주상가기모의 불념구악

賜以第宅衣廩 俾獲再生 사이제댁의름 비획재생

其所以懷綏之者至矣 기소이회수지자지의

然其遺孽猶未盡殲 연기유얼유미진섬

故我將士屢請興師 明致天討 고아장사루청흥사 명치천토

永淸海道 영청해도

恭惟我聖上欲廣文德 不卽用兵 공유아성상욕광문덕 불즉용병

 

하늘이 지난불행을 뉘우쳐 성인을 돌아보며 오래 된 것을 고치고 새 것을 마련하여

우리 조선의 밝은 문명의 국운을 개척하니

모신과 맹장이 모두 지혜와 힘을 다하여

안으로 내정을 닦고 밖으로 외적을 물리치고 계책에 헛됨이 없이

수군 육군 군사가 어디서나 승전 첩을 고하였다

이에 해적들이 두려워하고 굴복하며

스스로 자진해서 항복하며 귀화하여 백성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었다

주상은 그들이 의리를 흠모하는 것을 가엽게 여겨 지난 나쁜 짓은 생각하지 아니하고

집과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며 더하여 살길을 열어주어

그들을 품어 안음으로서 안심이 되게 이르렀다

그러나 그 나머지 무리들은 그래도 다 섬멸하지 못하여

그런고로 우리 장사들이 누차 군사를 일으켜 정벌을 분명히 실행하며

바닷길을 영구히 밝히기를 청했으나

우리 성상께서는 문덕을 넓히시려 하셨으니 즉시 군사를 쓰지 않으셨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양촌 권근선생이 일본에 사신으로 가는 비서감 박돈지를 전송하는 글인데 박돈지(朴敦之1342~1422)의 본명은 계양(啓陽)이며 사대부 출신으로 고려시대 공민왕때 벼슬길에 올라 문하사인(門下舍人)에 까지 올랐으며 문장에 매우 능했던 이숭인(李崇仁)선생과 절친하였다는 기록으로 보았을 때 문학에도 상당한 자질이 있었던 인물이었다고 보나 박돈지는 자기 처()의 어머니인 홍씨(洪氏)를 간통하여 세상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았으나 처세술에 능한 그는 이후에도 우왕(禑王)때 또 다시 발탁되어 비서감(秘書監)에 등용된 인물이다

 

박돈지는 세종실록에 보면 1401(조선 태종 원년)년 일본에 사신으로 가서 일본 지도를 가지고 돌아온 기록이 있는데 이때 가져온 지도를 참조하여 이택민의 성교광피도(聲敎廣被圖)와 중국에서 들여 온 천태종 승려 청준의 혼일강리도(混一疆理圖)를 바탕으로 새로 편집한 1402(태종 2)년 조선에서 제작된 하늘과 땅 세계가 어우러지다라는 뜻의 세계 최초의 지도인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를 만들 수 있는 큰 역할을 한 인물이지만 그는 아무리 훌륭한 일을 하였다하나 가장 큰 인륜을 거슬린 죄는 조선조에서는 용서가 되었을지는 모르나 필자의 인륜 기준에서는 도저히 용서 받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짓을 하였기에 선생이란 칭호를 붙일 수가 없다

 

오늘의 성어 묵은 것을 고치고 새것을 마련하다라는 혁고정신(革古鼎新)의 정신(鼎新)은 솥 정()자와 새 신()자가 합해진 단어인데 새롭게 마련하다 새롭게 창조하다라는 뜻으로 쓰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새신자의 글자의 뜻보다도 솥 정()자에서 찾아야 하는데 그 이유는 솥을 새로 사다라는 것이 아니라 식은 밥보다 가마솥에 밥을 새로 지으면 그 방금한 밥맛은 구수하고 일품이기 때문에 새롭게 창조하다 시작하다라는 의미의 단어로 쓰이게 된 것이라고 보며 인륜을 저지른 죄악도 용서하는 구폐는 과감하게 청산하고 새롭게 시작하다 라는 혁고정신을 화선지에 휘호하고 낭리담필에 담으면서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자라고 다짐을 거듭한다

 

 

桓紀 921771 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