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밀물홍유 密勿弘猷

백운선사 김대현 2020. 8. 22. 14:01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밀물홍유 密勿弘猷

빽빽할 밀말 물넓을 홍꾀할 유

 

빈틈없이 치밀하게 나랏일을 처리하다

홍유는 넓고 큰일을 꾀하는 것을 나랏일에 비유하여 국정을 의미하며 밀물은 빈틈이 없다 즉 치밀하다라는 의미에서 위와 같이 풀이가 가능하다

 

이 성어는 고려 말 조선 초 송당 조준(松堂 趙浚1346~1405)선생의 시문집인 송당집(松堂集)에 송당선생문집서(松堂先生文集序)에서 발췌하다

 

時則有松堂 趙文忠公 시칙유송당 조문충공

經綸草昧 密勿弘猷 경륜초매 밀물홍유

事業昭於靑史 功名煥於鐵券 사업소어청사 공명환어철권

文章特其餘事耳 雖然 誦其詩 讀其書 문장특기여사이 수연 송기시 독기서

而想見其爲人 則不必生幷一世 이상견기위인 칙불필생병일세

親炙光輝 然後方可知之也 친자광휘 연후방가지지야

是以欲觀古人人品之高下 性情之邪正 시이욕관고인인품지고하 성정지사정

必於遺篇中求之 今觀其詩若文 필어유편중구지 금관기시약문

發揚道德之光 擺脫雕鏤之習 발양도덕지광 파탈조루지습

有可以興起斯文 扶植風化者焉 유가이흥기사문 부식풍화자언

其所造之深 所就之高 기소조지심 소취지고

宜有以振當世之英聲 起後人之敬服也 의유이진당세지영성 기후인지경복야

此豈可與掇拾乎口耳 繪飾乎翰墨者 차기가여철습호구이 회식호한묵자

均視之爲小技 而不之重乎 균시지위소기 이불지중호

 

이 시기에 문충공 송당 조준이 있었는데

혼란하고 어둔한 시기임에도 정무를 조직적으로 계획하고 나랏일을 치밀하게 처리했으니

이뤄낸 사업이 청사에 빛나며 공명이 철권에 환하게 빛이 났다

문장은 일반적인 일처럼 능숙할 뿐이며 비록 그의 시를 외우고 그의 글을 읽으며

그의 사람됨을 생각하면 반드시 세대를 함께하여

그의 빛나는 생애를 친하게 가까이 한 후에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옛사람의 인품의 고하와 성정의 사정을 살펴보려면

반드시 그가 남긴 문장 중에서 그것을 구하며 지금 그의 시와 글을 살펴보면

도덕의 빛남이 밝게 드러나고 문자로 미화하는 폐습을 타파했으니

이 문장을 흥기시켜 일으키고 풍화를 북돋아 뿌리박게 할 수 있었다

그의 깊은 조예와 높게 취하는 바는

마땅히 당대에 영화로운 명성을 떨쳤으며 뒷사람에게도 존경하고 심복함을 일으키고 있으니

이것을 어찌 입으로 귀로 듣고 주워 모아 멋진 문장을 화려하게 꾸미더라도

일반적으로 소기라 하여 중하게 여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성어의 발췌문은 문익(文翼)공 귀암 이원정(歸巖 李元禎 1622~1680)선생이 송당 조준선생의 시문집 서문을 쓴 내용인데 귀암선생은 사마시를 거쳐 증광문과에 급제하고 검열교리를 지내고 사은사의 서장관으로 또 사은부사로 청나라에 두 번이나 다녀왔으며 동래부사 도승지 대사간 형조판서를 역임하였고 이조판서로 제직 시 경신대출척으로 초산에 유배 가던 도중에 불려와 장살(杖殺)[사람을 때려 죽이는 형벌 사형집행의 일종] 당하였으며 그 뒤에 신원되고 영의정에 추증되었으나 신원된 뒤에도 여러 차례 정국의 변화에 따라 추탈(追奪)되기도 하셨던 시대를 잘못 타고난 기구한 운명에 몰리셨던 선생은 저서로는 귀암문집이 있다

 

이 발췌문의 주인공 과전법의 아버지라 불리는 문충(文忠)공 송당 조준(松堂 趙浚1346~1405)선생은 고려 말 개혁파의 대표적인 인물로 조선 왕조의 개국창업과 문물제도의 정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신 대단하신 선생이신데 학창시절 농띠치진 않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솔직히 필자는 송당 조준 선생에 대한 기억과 아는바가 전혀 없으니 허탈하고 독자들에겐 엄청 부끄럽지만 공부하며 사는 인생이라 지금이라도 함께 공유하며 공부하는 재미도 즐거운 것이기에 여러 자료들을 열거하여 찾아보니 송당 선생은 철저한 제도개혁과 체제정비를 통해 고려 말기의 사회혼란을 해결하려 노력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조선 왕조 개국공신으로서 개국창업의 토대를 마련하였으며 극도로 문란해진 토지제도를 재편하고 전제개혁으로 부국강병과 민생안정을 이루고자 힘을 쓰신 조준선생은 저서로 송당집(松堂集)을 남기시고 훌륭한 일을 하신 선생님임을 알게 되다

 

빈틈없이 치밀하게 나랏일을 처리하다 라는 송당선생이 추진했던 밀물홍유(密勿弘猷)의 정신을 오늘 날에도 이어받아 위정자와 목민관의 공무로 나서거나 사회 지도층으로 나서는 분들에게는 꼭 필요한 성어라 보며 우리 일반인들도 밀물홍유(密勿弘猷)의 정신을 간직하고 산다면 가정과 사회가 빈틈없이 맑고 밝게 순화되어 가지 않을까 생각하며 화선지위에 굵직하게 먹물을 묻히며 낭리담필에 담는다

 

桓紀 921774 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