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막불개연 莫不皆然

백운선사 김대현 2020. 8. 24. 09:59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막불개연 莫不皆然

없을 막아닐 불다 개그러할 연

 

모두 다 그러하다

모두 다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 즉 부정에 부정을 하여 강한 긍정으로 그 문장을 강조 할 때 많이 쓰는 성어이다

 

이 성어는 고려시대의 왕실 학자 근재 안축(謹齋 安軸 1282~1348)선생의 시문집인 근재집(謹齋集)권일(卷一)에 경포대에 새로 지은 정자기문(鏡浦新亭記)에서 발췌하다

 

天下之物凡有形者皆有理 천하지물범유형자개유리

大而山水 小而至於拳石寸木 대이산수 소이지어권석촌목

莫不皆然 막불개연

人之遊者覽是物而寓興 인지유자람시물이우흥

因以爲樂焉 인이위악언

此樓臺亭榭所由作也 차루대정사소유작야

夫形之奇者 부형지기자

在乎顯而目所翫 재호현이목소완

理之妙者 리지묘자

隱乎微而心所得 은호미이심소득

目翫奇形者 목완기형자

愚智皆同而見其偏 우지개동이견기편

心得妙理者 심득묘리자

君子爲然而樂其全 군자위연이악기전

 

천하의 물건은 무릇 형상을 가지고 있어서 모두 이치가 있다

크게는 산과 물 작게는 주먹만 한 돌멩이나 한마디의 나무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

사람들이 놀면서 이 물건들을 보고 흥취가 붙고

이로 인하여 즐거움으로 삼으니

이는 누대와 정자가 지어진 까닭인 바다

대저 형상이 기이한 것은

드러나는 곳에는 눈으로 즐거워할 수 있고

이치가 묘한 것은

은근한 곳에 숨어있어 마음으로 그것을 얻는 바이며

눈으로 기이한 형상을 즐기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 지혜로운 사람 모두가 하나같이 한쪽 편만을 보는 것이며

마음으로 묘한 이치를 얻는 것은

군자는 그렇게 하여 그 전체를 즐기는 바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경기체가인 관동별곡(關東別曲) 죽계별곡(竹溪別曲)으로도 유명하신 근재 안축선생이 경포대에 새로 지은 정자에 기문을 쓴 내용이다

 

근재 안축(謹齋 安軸 1282~1348)선생은 이제현(李齊賢)선생등과 함께 편년강목(編年綱目)을 중수(重修)하고 충렬 충선 충숙의 고려 삼조실록(三朝實錄)을 수찬하셨으며 116편의 한시와 4편의 기문(記文)을 모은 관동와주(關東瓦注)가 실려 있는 시문집인 근재집(謹齋集)을 남기시고 문정(文貞)이라는 시호를 받으신 문신이신데 선생이 돌아가신지 2백여 년 뒤인 조선조에 풍기군수로 있던 주세붕(周世鵬)선생이 안축선생을 소수서원(紹修書院)에 추향(追享)을 하셨으며 그때가 중종39(1544)년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사람으로 태어나 올바른 도리를 다하고 선행을 베풀고 훌륭한 일을 하신 분은 언젠가는 그 분의 학업덕행을 높이 사 우러러 뫼시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는 필연적 사실임에 분명한 것 같다

 

발췌문의 말씀처럼 눈으로 기이한 형상을 즐기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 지혜로운 사람 모두가 하나같이 한쪽 편만을 보는 것이고 마음으로 묘한 이치를 얻는 것은 군자는 그렇게 하여 그 전체를 즐기는 바다라고 즉 군자가 그 사물 물건의 내외사방을 다 살펴서 그것을 즐기고 소인은 보이는 면만 보고 즐기는 것이 차이라 하셨는데 오늘 날 우리 사회가 소수 일부 기득권력 층들이 자기들의 세를 이용하여 합리적이지 않는 사항을 한쪽면만 보고 그것이 전부인양 어거지로 합리화하려고 많은 군중을 모아 집회하며 애를 쓰는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파 온다

 

오늘의 성어 모두가 다 그러하다라는 막불개연(莫不皆然)은 합리적인 사고로서 대부분이 수긍하는 의미인데 아마 일부 인사들은 이 성어마저도 자기들 입맛에 맞춰서 막불개연(莫不皆然)이라 할 것 같아 씁쓸하지만 그러나 세상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수긍하는 지극히 합리적인 사고로 변화되어 간다는 사실은 부인 할 수 없는 주지의 사실임에 모두가 이와 같다 즉 막불개연(莫不皆然)을 최고의 긍정적 의미에 두고 화선지에 휘호하며 낭리담필에 담는다

 

 

桓紀 921776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