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효사조종 孝祀祖宗

백운선사 김대현 2020. 8. 31. 10:36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효사조종 孝祀祖宗

효도 효제사 사할아비 조마루 종

 

효성으로 조상과 종묘에 제사지내다

 

이 성어는 고려 중기의 문신인 백운거사 이규보(白雲居士 李奎報 1168~1241)선생의 문집인 동국리상국전집(東國李相國全集)권제십구(卷第十九)에 성황조가 태묘에 향사한 데 대한 송(聖皇朝享大廟頌)에서 발췌하다

 

迺御端門 德音是布 내어단문 덕음시포

挺解囹囚 蠲除戶賦 정해령수 견제호부

無重無輕 洗雪廢錮 무중무경 세설폐고

民咸曰 我聖皇是民之父母 민함왈 아성황시민지부모

孝祀祖宗 惟百福是受 효사조종 유백복시수

燕及生民 德洋恩普 연급생민 덕양은보

嗟我父老 咸喜及覯 차아부로 함희급구

願億載萬年 永有九土 원억재만년 영유구토

臣聞諸師 又考于古 신문제사 우고우고

王者受命 鳳麟何補 왕자수명 봉린하보

惟得民讙 瑞莫與偶 유득민환 서막여우

臣以拾遺 聖駕是扈 신이습유 성가시호

釐事之煕 洗目親覩 리사지희 세목친도

作爲雅詞 庶補樂府 작위아사 서보악부

噫乎韙哉 千載一遇 희호위재 천재일우

 

이에 궁전 앞 정문인 단문에 납시어 도리에 맞는 좋은 말씀을 반포하여

죄인들을 감금에서 사면하여 풀어주고 집집마다 조세를 탕감하여 주시니

가볍고 무거운 경중의 죄 따지지 않고 가두어둔걸 풀어주며 원한을 씻어 주니

인민들은 모두 다 말 하네 우리 성스런 황제는 인민의 부모시라

지극효성으로 조종에 제사 봉하니 오직 이 백복을 받으시리라

그 잔치는 살아가는 인민에게 미치니 성덕과 은총이 널리 사해를 넘치도다

아 우리 연로하신 부모들도 은덕에 미치게 되니 모두 다 기뻐하나니

원하오니 억만년 내내 영원토록 이 나라 땅에 있으소서

신은 많은 스승들에게 들으며 또 옛날 일을 살펴보니

왕자가 하늘의 명을 받으셨으니 봉황과 기린이 무엇을 도우리요

오직 인민의 환심을 얻어야만 상서로움이 우연하지 않으오니

신은 중서문하성의 관리 습유의 자격으로 성스런 어가를 시중드오니

인민을 다스리는 일이 크게 빛남을 눈을 씻고 친히 보았다

고귀한 가사 아사를 지었으니 거의 악부에 보탬이 되리니

아 바르고 올바르다 천년에 겨우 한번 만날 천재일우로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고려의 문신이자 대문장가인 백운거사 이규보(11681241)선생이 성황조 태묘 향사에 대한 송(聖皇朝享大廟頌)의 일부분인데 선생은 고려시대 명종 19(1191)에 진사시에 합격한 후 여러 관직을 거쳐서 문하시랑 평장사 등을 역임하셨던 문신이며 민족정신을 일깨우게 하는 대서사시로 엮은 고구려의 시조 동명왕편외 선생이 남긴 문집은 동국이상국집 백운소설등을 남겨 놓음으로서 오늘날 옛 고대사 연구와 학습에 귀중한 자료로 쓰이게 하셨다

 

위 발췌문을 읽다보면 필자가 학교에서 국사를 배울 때는 고려의 왕은 황제가 아닌 제후 왕으로 배웠었는데 이 문집에 실린 내용은 왕이 아니라 황제라고 엄연히 기술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적잖이 당황하지 않거나 의심하지 않는다면 학습을 하는 태도가 아닌 아무런 생각을 가지지 않고 대충 근성 근성으로 어쩔 수 없이 학습에 임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을까 염려되어 살펴보니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는 호칭에 대한 정의가 그리 명확하게 설정되어 호칭하지 않은 듯하다 이유는 아마도 천손의 직계 후손 즉 천자국이기 때문에 구태여 황제니 천황이니 명칭을 명명하지 않아도 당연히 천황이요 황제요 천제요 왕이니 그 어떤 명칭도 부럽지 않았기에 이발췌문에서도 자연스럽게 성스러운 황제라는 뜻의 성황(聖皇)이라고도 하다가 또 왕이라고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용하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지극한 효성으로 조상과 종묘에 제사를 지내다라는 효사조종(孝祀祖宗)을 오늘의 성어로 채택한 것은 우리 민족은 상고시대부터 오늘 날에 이르기까지 제사를 모셔왔고 또 지내고 있지만 제사를 모시는 것은 지극한 효성이 없으면 그 제사는 외형적 형식이 되어 허례허식만 조장하며 효성 효는 어떤 종교를 믿던 믿지 않던 인간이면 누구나 당연히 행해야 할 첫째 일인데 부모에게 조상에게 시조에게 효도하고 은혜에 감사함을 다하지 아니하고 맹목적 종교관에 빠져 그 곳으로 귀의한다는 그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역설하며 효사조종(孝祀祖宗)을 화선지에 휘호하고 낭리담필에 담는다

 

 

桓紀 9217713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